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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집값 잡겠다더니 서민 잡는 칼끝…KB 주담대 ‘3억 컷’에 커지는 박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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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아 기자

승인 : 2026. 07. 0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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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명사진_아시아투데이 박서아
집값을 잡기 위한 대출 규제의 칼날이 서민의 주거 사다리를 향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3억원 컷'은 그 우려에 불을 붙였습니다. 가계대출 관리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현금 여력이 부족한 청년층과 신혼부부, 생애 첫 주택 구입자에게 먼저 박탈감과 무력감을 남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10일부터 주택구입자금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줄이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를 초과해 올해 대출 여력이 5대 은행 중 가장 적은 만큼, 은행 입장에서는 총량 관리를 위해 선제적으로 빗장을 걸 필요가 있었을 것입니다. 가계부채 증가세를 관리해야 한다는 정책 방향 자체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KB국민은행의 주담대 '3억원 컷' 소식은 누군가에게 사실상 "다시 시작하라"는 말처럼 들렸습니다. 수년간 맞벌이로 자금을 모아 생애 첫 집을 알아보던 한 부부는 상담 중이던 대출상담사로부터 한도 축소 관련 연락을 급히 받았습니다. 크게 줄어든 대출 가능액에 처음에는 내용을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관련 기사를 확인한 뒤에는 물려받은 재산이 없다는 이유로 다시 돈을 더 모아오라는 말처럼 받아들여졌다고 토로했습니다.

현금 여력이 있는 사람은 줄어든 대출 한도만큼 자기 돈을 더 보태면 됩니다. 반면 월급을 모아 첫 집을 마련하려는 청년층과 신혼부부, 생애 첫 주택 구입자에게 추가 3억원은 단기간에 메울 수 있는 금액이 아닙니다. 같은 가격의 집을 두고도 기존 자산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출발선은 더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은행권 전반으로 대출 문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KB국민·하나·NH농협은행 등이 모기지보험(MCI·MCG) 가입을 잇달아 중단한 데 이어 KB의 '3억원 컷'까지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한 은행이 대출을 조이면 수요는 다른 은행으로 몰리고, 해당 은행 역시 총량 관리를 이유로 비슷한 조치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어느 은행에서 얼마를 빌릴 수 있는지조차 예측하기 어려워지는 셈입니다.

가계대출 관리는 필요합니다. 집값 불안을 막고 금융 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대출 증가 속도를 관리해야 한다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현재의 총량관리 방식이 차주의 상환능력이나 담보 물건, 실수요 여부를 정교하게 따지기보다 대출 총량부터 막는 방식으로 흐른다면 부작용은 피하기 어렵습니다.

소득과 담보를 바탕으로 장기간 원리금을 갚아가려는 실수요자까지 일괄적인 한도 제한 앞에 세운다면, 내 집 마련의 길은 더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집값을 잡겠다는 대출 규제가 기존 자산이 있는 사람만 시장에 남기고, 첫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을 밀어내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됩니다. 가계대출 관리의 필요성과 실수요자 보호 사이에서 더 세밀한 보완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박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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