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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드론 장벽’, 미 기갑여단도 뚫었다…“푸틴, 추가 동원해도 드론 희생자만 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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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8. 1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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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우크라 드론, 훈련서 미 장갑차 줄줄이 격파"
밴스, 젤렌스키이 흑해 노보로시스크 유조선 공격 중단 요구…우크라, 패트리엇 확보 추진
독 경제지 "러 추가 동원, 드론 장벽에 희생만 확대"
UKRAINE-CRISIS/ATTACK-WILDBERRIES
러시아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 와일드베리스(Wildberries)의 물류 허브에서 5일(현지시간) 화재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드미트리 밀랴예프 툴라주 지사는 이 화재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 이후 발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툴라주에서 촬영된 소셜미디어(SNS) 영상 캡처./로이터·연합
우크라이나 드론 부대가 올봄 독일 군사훈련에서 미군 장갑차를 잇달아 격파하고, 기갑여단을 제거 판정으로 몰아넣어 미군의 드론전 취약성을 드러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달 3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흑해 러시아 노보로시스크항의 카스피해 파이프라인 컨소시엄(CPC) 시설과 비(非)러시아 선박에 대한 공격 중단을 요청했고, 우크라이나는 일정 조건 아래 이를 수용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UKRAINE-RUSSIA-CONFLICT-DRONES
우크라이나 제33독립강습연대 병사들이 7월 21일(현지시간) 하르키우 지역의 비공개 장소에서 무인지상전투차량 '드로이드 NW 40(Droid NW 40)'을 시험하고 있다. 이 같은 자율주행 지상 드론 차량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드론이 상공을 감시해 지상 인력에게 지속적인 위험을 가하는 수㎞ 깊이의 '킬 존(kill zone)'을 이동한다. 우크라이나는 드론 산업을 사실상 처음부터 구축했으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를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AFP·연합
◇ 우크라군, 합동 훈련서 미 기갑여단 격파 판정…우크라군, 드론 전력 우위

WSJ는 올해 4~5월 독일에서 실시된 '컴바인드 리졸브(Combined Resolve)' 훈련에서 우크라이나 무인체계군 제412연대 '네메시스(Nemesis)'가 보강한 대항군(OPFOR)이 미군 기갑부대를 제압했다고 보도했다.

이 훈련에는 미군 약 3500명이 참가했으며 주력은 미국 텍사스 포트후드에서 순환 배치된 제1기병사단 제3기갑여단 전투팀이었다.

미군 중장갑 차량은 이동 과정에서 먼지를 일으켜 우크라이나 정찰 드론에 쉽게 포착됐다. 이어 폭발물 투하 드론과 1인칭 시점(FPV) 드론이 접근해 격파 판정을 끌어냈다. 실제 탄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훈련에서는 드론이 차량 위에 머물거나 충분히 접근하면 관찰관이 '격파' 판정을 내렸다.

우크라이나 드론이 미군 차량을 너무 빠르게 제거해 훈련을 이어가기 위해 격파된 부대를 다시 투입하는 '리스폰(re-spawn)'까지 이뤄졌다고 WSJ는 전했다. 다만 최신 장비와 전술을 갖춘 신형 기동 여단 전투팀은 훈련에서 훨씬 나은 성적을 냈다고 미국 육군 관계자가 밝혔다.

BRITAIN-AIRSHOW/UKRAINE-DRONES
우크라이나 드론 제조업체 스카이폴(SkyFall)이 20일(현지시간) 영국 햄프셔에서 열린 판버러 국제에어쇼(Farnborough International Airshow)에서 러시아의 제트추진 샤헤드(Shahed) 드론에 대응하기 위한 신형 고속 요격기 'P1-SUN 제트킬러(Jetkiller)'를 선보이고 있다./로이터·연합
◇ 미군, 분산·은폐·전자전으로 드론 대응 강화…우크라 전술 흡수

미군은 2주간 같은 훈련 시나리오를 반복하며 대응 방식을 바꿨다. 병력과 장비를 분산·은폐하고, 전자전 활용을 강화하면서 성적이 개선됐다고 육군 관계자가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훈련 중간에 진영을 바꿔 미군의 공격용 드론 운용도 지원했다.

WSJ는 우크라이나군이 약 4년 반의 전투를 거치며 드론을 지속적으로 수리·개조하는 능력을 축적했다며 미군 드론 운용자들이 포화 아래에서 드론을 수리·무장한 경험이 부족하다고 훈련 참가자가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5월 발트해 훈련에서도 우크라이나 드론팀은 영국·에스토니아 병력과 미군 부대를 쉽게 제압했고, 올봄 스웨덴 주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훈련에서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은 새 드론·대드론 기술에 수십억달러를 투입했지만, 올해 중동에서는 이란 장거리 드론 공격으로 병사가 숨지거나 다치고 항공기가 파괴되는 피해를 입었다고 WSJ는 짚었다.

미국은 현재 우크라이나산 드론을 구매하기 위해 시험하고 있으며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지난 5월 상원에서 드론전을 연구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미국 인력을 늘렸다고 밝혔다.

일부 미군 장교는 기동전에서는 전차와 다른 기갑전력이 다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지만, 발레리 잘루즈니 전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드론 기술이 당분간 전통적 기동전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 드론 흑해
우크라이나 해상 드론이 2023년 8월 4일(현지시간) 흑해 러시아 노보로시스크 항구 근처에서 러시아의 대형 상륙함인 올레네고르스키 고르냐크호로 추정되는 선박에 접근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해상 드론으로 노보로시스크 항의 흑해 해군 기지를 공격했다고 비난했다./AP·연합
◇ 밴스, 노보로시스크 유조선 공격 중단 요구…미 행정부, 흑해 카자흐 원유 수출로·비러시아 선박도 경고

훈련장에서 우크라이나의 드론전 기술을 배우는 것과 별개로 미국은 흑해에서 우크라이나의 공격 범위를 제한하려 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달 31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노보로시스크항을 이용하는 유조선 공격 중단을 요청했다고 FT가 우크라이나 관리들과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관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CPC 시설과 흑해의 비러시아 선박을 공격하지 말라고 우크라이나에 경고했다고 확인했다. 우크라이나는 CPC 시설을 공격하지 않고, 비러시아 선박도 우크라이나 제재 대상이 아니면서 러시아 원유나 다른 러시아 화물을 싣지 않은 경우 공격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은 CPC를 유럽 시장에 카자흐스탄산 에너지를 공급하는 핵심 통로이자 러시아산 에너지의 대안으로 보고 있다.

셰브런과 엑손모빌은 CPC와 카자흐스탄 서부 유전에 지분을 갖고 있으며 카자흐스탄 최대 유전 텡기즈의 지분은 셰브런이 50%, 엑손이 2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에너지 흐름 추적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CPC의 7월 선적량은 하루 130만배럴로 전월보다 30만배럴 이상, 5월보다 60만배럴 줄었다.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카자흐스탄은 노보로시스크로의 송유를 반복 중단했고, 해운 운임과 보험료는 두 배 이상 뛰었다. 7월 17일에는 CPC 터미널에서 선적을 기다리던 엑손 용선 유조선도 피격됐다.

FT는 이란 전쟁으로 중동 공급이 제약되면서 카자흐스탄산 원유의 세계 시장 중요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지난해 말 노보로시스크항 드론 공격 이후에도 당시 주미 우크라이나 대사에게 (demarche·외교적 항의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고 FT가 전했다.

트럼프 젤렌스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가운데 왼쪽)이 7월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회담하고 있다./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AFP·연합
◇ 우크라,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수백 발 확보 추진…흑해 카자흐 원유 수출로 공격 자제·러 군사시설 타격 지속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인 배경에는 방공망 확보 문제가 있었다. 우크라이나 입장에 정통한 인사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생산을 위한 미국 라이선스를 원하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를 수용했다고 FT에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겨울철 핵심 기반시설에 대한 공중 공격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그 전에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수백 발 구매를 희망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7월 31일 통화에서 패트리엇과 방공망이 우크라이나의 '최우선 과제'라고 밴스 부통령에게 말했다.

그러나 공격 자제를 수용했다고 해서 러시아 타격 전반을 중단한 것은 아니다. 우크라이나군은 CPC 시설을 피하면서 노보로시스크 러시아 해군기지를 팔랴니차(Palianytsia) 제트추진 드론과 넵튠(Neptune) 미사일, 무인 해상 체계로 공격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방공 진지와 부두·항만시설 타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이달 러시아 내륙 정유시설 3곳도 공격해 상당한 정유 능력을 가동 중단시키고, 연료 수출 중단을 초래했다고 FT가 전했다.

Ukrainian drone strike on shopping mall in Donetsk People's Republic, Russia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 이후인 10일(현지시간) 도네츠크 동쪽 마키이우카의 '갈락티카(Galaktika·Galaxy)' 쇼핑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타스·연합
◇ 한델스블라트, 러 추가 동원 경고…"우크라 드론 장벽에 병력 늘리면 희생 확대"

전장의 드론 우위는 러시아의 추가 병력 동원 논쟁과도 맞물렸다. 독일 경제 일간 한델스블라트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의 가을 추가 동원령을 연일 경고하고 있으며 서방과 러시아의 많은 전문가도 같은 가능성을 제기한다고 보도했다.

한델스블라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월 20일 하원(국가두마) 선거가 끝난 뒤 수십만명의 새 병력을 징집할 가능성이 거론된다며 러시아군이 수개월째 새로 모집하는 인원보다 많은 병력을 잃고 있고, 돈바스 장악 목표도 여전히 멀어 추가 동원이 가능한 선택지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신문은 새로운 동원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은 푸틴의 '대가가 큰 두번째 실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2년 9월 첫 동원 당시 수만명의 러시아인이 해외로 떠났고, 공개 시위가 벌어졌는데, 새 동원이 침체된 경제에서 노동력을 추가로 빼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델스블라트는 우크라이나가 드론으로 러시아의 수적 우위를 무력화했다며 병력을 두 배로 늘려 우크라이나의 '드론 장벽'에 투입하면 사망자도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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