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이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에서 만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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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을지자유의방패(UFS)' 연습 축소라는 유화 제스처를 보냈지만 북한은 오히려 미사일 발사로 무력시위에 나서는 동시에 더 큰 양보를 요구하며 '몸값 높이기'에 나섰다. 훈련 축소 정도로는 대화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한미연합훈련의 전면 중단과 미국의 대북정책 전환을 요구하는 한편, 군사적 압박까지 병행하며 공을 미국으로 넘긴 것이다. 다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친분은 재확인해 정상 간 '직거래' 가능성은 열어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외교가에서는 김여정 북한 당 총무부장이 전날 발표한 '주요국제문제들에 대한 입장'을 통해 미국의 대화 제안에 즉각 호응하기보다 추가 양보를 압박하며 향후 협상의 주도권을 잡으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UFS 축소 지시에 대해 "평할 가치도 없고 전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며 "현재까지 미한 사이의 합동군사연습이 지속 진행돼 오고 지금도 진행 중에 있다는 현실에 보다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연습 규모나 기간을 줄이는 수준이 아니라 훈련 자체의 중단이나 미국의 근본적인 대북정책 변화가 있어야 대화를 검토할 수 있다는 압박성 메시지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손을 내밀며 대화 분위기 조성에 나섰지만 북한은 이를 평가절하하며 '요구 수준'을 한층 높인 셈이다.
대미 메시지를 별도 담화가 아닌 여러 국제 현안 가운데 하나로 다룬 것도 북한이 북미대화에 조급하지 않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실제 김 부장은 북러관계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일본의 군사력 증강 등을 먼저 거론한 뒤 대미 입장을 후반부에 배치했다.그러면서도 북한은 북미 정상 간 직접 협상의 가능성을 아예 닫아 놓진 않았다. 김 부장은 북미 정상 간 접촉설과 관련해 "전혀 알지 못하는 일이며 아마 내가 알지 못하고 있는 유일한 사안일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 |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Ulchi Freedom Shield) 조기종료를 앞둔 20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강변에서 주한미군이 도하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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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김 부장의 북미 정상 간 소통에 대한 입장은 모호한 측면이 있어 주목된다"며 "트럼프 1기 당시 양 정상이 수시로 친서를 주고받은 만큼 현시점에서도 물밑 소통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실제 친서가 없었다면 미국 측의 공식적인 제안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 발표에서 '주권 행사'와 '더욱 강력한 억제력'을 함께 언급한 것도 주목된다. 대화 가능성과 별개로 핵·재래식 전력 증강을 지속하는 동시에 향후 군사행동의 명분까지 축적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연습 축소 지시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를 시작하려는 결단"이라며 "금년 내 북미 정상 간 대화 재개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북측도 동참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북한이 평양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10여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들어 북한의 12번째 미사일 도발이자 지난 12일 이후 일주일 만에 재개된 무력도발이다. 군 당국은 미사일의 세부 제원과 비행거리, 낙하 지점 등을 분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