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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렷해진 최태원의 SK 리밸런싱… AI 쪼개고, 에너지 합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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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규 기자

승인 : 2026. 08. 3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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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계열사 151개로 2년새 68개 감소
순차입금도 2조 줄어 재무건전성 제고
AI, 전문성 높이고 외부 투자 유치
에너지는 통합해 현금창출력 높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구상하는 반도체·인공지능(AI) 중심의 리밸런싱(자산 배분 재조정)이 선명해지고 있다. AI 분야에선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으로부터 '분리'하면서 계열사마다 전문성을 키우려는 반면 에너지 등의 분야에선 SK이노베이션 중심으로 '통합'하며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이다. 최 회장의 AI 풀스택 전략 일환으로 그룹의 새로운 판이 짜여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 계열사는 지난 2024년 219개에서 올해 151개로, 2년 동안 68개 줄었다. 그룹이 2년 동안 비핵심 자산을 대대적으로 정리한 결과다. 국내 다른 그룹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폭으로 변화한 편에 속할 만큼 SK그룹은 리밸런싱을 통한 재무 건전성 제고에 공을 들였다. 실제로 지난 2024년 별도 기준 순차입금은 약 10조5000억원에서 현재 8조5000억원 안팎 수준까지 줄였다.

다만 그룹의 리밸런싱 면면을 들여다보면 단순한 재무 구조 개선 차원에서 일률적으로 계열사를 줄여온 건 아니라는 게 재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분야 특성에 따라 분리와 통합을 병행해 왔다는 게 재계 관계자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AI 분야의 경우 오히려 계열사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SKT는 지난달 15기가와트(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개발을 맡을 SK하이퍼를 설립한 데 이어 지난 27일 SK브로드밴드의 데이터센터·해저케이블 사업을 분리하면서 SK호라이즌에 맡기기로 했다.

SK하이퍼가 초대형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맡는다면 SK호라이즌이 현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확장해 나가기로 했다.

SK호라이즌은 이미 KKR, IMM인베스트먼트·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으로부터 3조800억원의 투자도 유치한 상태다. 각각의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사업 단위별로 법인을 나눈 것이다. SKT는 이를 전체적으로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SK하이닉스도 비슷한 흐름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월 미국 솔리다임의 구조를 개편하며 AI 솔루션을 전담할 AI 컴퍼니를 만들었다. 그러면서 최대 100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그룹의 지주사인 SK㈜를 비롯해 SK이노베이션, SKT가 AI 컴퍼니에 공동 투자한 상태다.

재계에선 AI 호황에 따라 관련 사업의 속도와 자본 조달을 빠르게 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커지고 있기에 (SK그룹이) 그에 따라 나누며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며 "전문 역량 집중과 투자 유치에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에너지 등의 분야에선 사업을 합치면서 현금창출력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2024년 11월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이다. 석유·화학에 LNG·전력 등을 결합하면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5일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를 재합병하기도 했다. 지난 2019년 물적분할을 단행했는데, 전기차 캐즘 장기화에 따라 자금조달 여력이 떨어지면서 합치는 편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SK온도 2024년 11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을 합치고 지난해 2월 SK엔텀까지 흡수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윤활유 사업을 하는 SK엔무브를 합병했다. 모두 현금창출력이 있는 사업을 흡수하면서 재무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서다.

이는 최 회장의 'AI 풀스택' 전략 연장선으로, AI로 그룹의 체질 개선이 진행되는 과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이런 구조 조정이 올해까지 이어진다고 보고,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SK㈜는 지난해 비핵심 자산 매각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올해 상반기 종속기업·관계기업 지분을 처분해 1조3245억원을 확보했는데, 다른 지분 취득을 위해 1조2130억원을 투입했다. 회수한 자금 수준으로 다른 계열사에 투입하면서 리밸런싱의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최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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