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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슈퍼호황의 힘…올해 첫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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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6. 09. 0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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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인당 GNI 4만달러 전망…12년 만에 새 고지
실질 GNI 15.6% 증가…37년 만에 최고 수준
하반기 반도체 호조 지속…3.3% 성장률 달성 기대


12년 동안 3만달러대에 머물렀던 우리나라 1인당 GNI(국민총소득)가 올해 사상 처음으로 4만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수출·투자 확대가 소득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실질 GNI 증가율도 3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반도체 산업의 호조가 국내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는 데는 다소 시차가 걸릴 것으로 보면서도,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3%대 경제성장률 달성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8일 한은이 발표한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질 GNI는 1분기(647조원) 대비 3.1% 늘어난 666조80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전년 동기(576조2000억원)와 비교하면 15.6% 증가한 수준으로, 지난 1988년 4분기(15.7%)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실질무역이익이 58조5000억원으로 1분기보다 20조원 가까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국민소득 증가를 이끈 일등공신은 반도체였다. 물가 변동을 반영한 2분기 명목 GDP(국내총생산)는 전년 동기보다 26.4% 증가하며 약 47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글로벌 AI(인공지능)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가격 급등이 반영된 결과다. 국내 생산품의 가격 변동을 보여주는 GDP 디플레이터도 전년 동기보다 21.9% 상승해 1980년 4분기(26.6%)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특히 반도체 가격 상승 영향으로 수출 디플레이터는 56.6% 급등했다.

여기에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원화의 달러 환산 가치가 높아지면서 한은은 올해 1인당 GNI가 4만달러를 무리 없이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화용 한은 국민소득부장은 "물가 변동을 반영한 상반기 명목 GNI 증가율은 21.8%로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는 중"이라며 "하반기에 예상치 못한 충격이 없고 GNI 증가세와 환율 안정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올해 1인당 GNI가 4만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한은 전망대로라면 한국은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 가운데 여섯 번째로 1인당 GNI 4만달러 고지에 오를 전망이다. 1인당 GNI는 국민이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수로 나눈 지표다. 지난해 말 기준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 가운데 1인당 GNI가 4만달러를 넘은 나라는 미국·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 5개국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2014년 3만달러를 넘어선 이후 12년째 3만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반도체 호황의 온기도 점차 국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올해 2분기 비ICT 제조업의 1분기 대비 성장률은 1.4%로 전분기 역성장(-0.9%)에서 반등했고, 서비스업 성장률도 같은 기간 0.6%에서 1.0%로 상승했다. 이에 기업 실적을 보여주는 총영업잉여도 전기 대비 18.5% 급증하며 통계공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 부장은"영업이익이 가계·정부로 이전된다면 시차를 두고 내수 증대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도 수출 호조와 반도체 사이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은이 제시한 연간 3.3% 성장률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0.6%를 기록한 만큼 하반기 평균 0.2~0.3% 수준의 성장세만 이어져도 연간 전망치에 도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의 AI 관련 투자가 계속 확대되면서 당분간 반도체 사이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중심의 소득 증가가 일부 산업에 머무르지 않고 내수와 가계 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파급 경로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민환 인하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향후 관건은 반도체 산업에서 발생한 성장의 성과가 다른 산업과 가계로 얼마나 확산되는지가 될 것"이라며 "호황의 온기가 산업 전반과 국민에게 퍼질 수 있도록 분배와 파급경로를 보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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