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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 1400억→70억 ‘널뛰기 과징금’ 만든 잣대의 빈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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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9. 1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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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증명
최근 동양생명의 신용정보법 위반 과징금이 70억원으로 확정됐다.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1400억원대로 산정됐던 금액이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70억원으로 대폭 낮아진 것이다. 자연스레 금융권의 관심도 이어졌다. 같은 사건을 두고 나온 과징금의 차이가 무려 20배에 달했기 때문이다. '롤러코스터 과징금'이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에 금융당국은 신정법 과징금 산정 기준을 개선하겠다며 태스크포스(TF) 회의를 개최했다. 당국 역시 현행 기준이 신정법 위반행위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가 지속돼 왔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시점이다. 신정법이 개정된 2020년 이후 6년이 지나서야 별도의 산정기준 마련에 나섰기 때문이다. 과징금 부과 대상과 상한은 강화하면서도 위반 행위에 대한 과징금 산정 잣대는 갖추지 못했던 셈이다.

2020년 신정법 개정 당시 과징금 부과 대상은 개인신용정보 누설·유출에서 부당제공 및 부당이용, 가명정보 부정처리 등까지 확대됐다. 과징금 상한도 '관련 매출액의 3%'에서 '전체 매출액의 3%'로 상향됐다. 신정법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다른 금융법 위반에도 공통으로 적용되는 현행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해왔다.

현행 검사·제재규정은 일률적으로 50·75·100%의 3단계 부과기준율을 적용하고 있다. 위반 정도와 상관없이 최소 50%의 부과기준율이 적용되는 셈이다. 은행법이나 보험업법 등 일반 금융업법은 위반행위와 직접 관련된 금액을 기준금액으로 정하고 있어 합리적 과징금 산정이 가능하지만, 전체 매출액을 기준금액으로 삼는 신정법의 경우에는 위반 정도에 비례하는 과징금 산정이 어렵다. 금융당국이 과징금 산정 기준 마련에 나서는 이유다.

물론 과징금 산정기준을 세밀하게 만드는 작업은 쉽지 않다. 위반행위로 얻은 부당이득을 특정하기 어렵고, 제재의 정도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과징금 기준을 마련하지 못했던 핑계가 될 수는 없다. 금융회사의 위법행위에 책임을 묻는 제재인 만큼 합리적이고 명확한 기준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금융위는 개인신용정보의 성격과 유형, 정보주체의 규모와 피해 등을 위반행위 중대성 평가 시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위반행위 정도에 비례한 과징금 부과가 가능하도록 과징금 산정기준의 부과기준율을 보다 세분화하기로 했다.

과징금 산정기준이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마련될지는 미지수다. 다만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모아 비례원칙과 과잉금지원칙 등을 철저히 반영한 결과물을 내놔야 할 것이다. 단순히 과징금 규모를 낮추는 방향으로만 흘러서도 안 된다. 개인신용정보를 부당하게 다룬 금융회사에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게 맞기 때문이다. 신정법 개정 이후 6년 만에 새로 만드는 기준이라면 산정된 과징금에 대해 금융회사와 소비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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