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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홀·한식당·카페…기업 수익공간으로 전락한 ‘시민의 자산’ 서울 삼청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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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수 기자

승인 : 2026. 10. 1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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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전통문화예술공간으로 매입했으나 기업위탁
결혼식 식사 1인 18만원…국악공연·강좌도 유료
시민 주차·산책 주말·휴일엔 쉽지않아 "불청객 느낌"
"시민 문화복지 콘텐츠 확충해 공공성 획복해야"
삼청각 관련 기사 스케치3
지난 11일 서울 성북구 삼청각을 찾은 시민들이 청천당에서 열리고 있는 결혼식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다./정재훈 기자
지난 2022년 부터 민간기업에서 운영하는 서울 삼청각이 시민을 위한 전통 문화예술 인프라로서의 취지를 잃고 수익에만 치중하고 있어 공공성 회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4일 아시아투데이 취재결과 서울시는 2000년 5월 삼청각을 매입하면서 과거 권력층이 주로 이용하던 폐쇄적 공간을 시민에게 돌려주고, 한국 전통문화를 공연·음식·체험 등을 통해 알리는 전통문화 복합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청각은 현재 민간 기업이 고급웨딩홀과 한식당, 카페 등을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시민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 11일 현장을 확인한 결과 주차장 입구에 주차요원 여러 명이 통제하며 주차관리를 하고 있었으며, 결혼식 하객들이 많아 일반 차량의 주차는 쉽지않았다. 삼청각 둘러 볼때도 마찬가지 였다. 결혼식이 열리는 한옥마다 통제를 해 일반 시민이나 관광객들이 삼청각을 즐기는 것 역시 어려웠다.

한 시민은 "통제가 심해 삼청각을 둘러보기가 쉽지 않았다.초대받은 사람만 입장이 허락될 수 있고 일반인은 불청객이 된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했다. 인근 주민은 "평소 결혼식이나 기업 연회가 있을 때면 일반 방문객은 주차장 이용 조차 제지당하기 일쑤"라며 "한옥 야외공간을 상시 개방하고 시민 밀착형 프로그램을 강화해 문턱이 낮은 문화 휴식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의 소중한 문화자산인 삼청각이 'K-컬쳐 및 시민친화 복합문화공간'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난 5년간의 민간위탁 운영에 대한 철저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삼청각 관련 기사 스케치
11일 서울 성북구 삼청각에서 승용차들이 줄지어 서있는 가운데 결혼식을 앞둔 신랑·신부가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신랑·신부는 기사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정재훈 기자
2022년 6월 새롭게 개관한 삼청각은 '북악산의 아름다운 경관속에 5개의 한옥과 2개의 정자, 3개의 마당이 어우러진 특색있는 서울의 대표 전통문화예술 복합공간'으로 '전통문화예술을 배우고,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시민들의 공간으로 재탄생 했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다. 삼청각의 일화당은 1972년 7·4 남북 공동성명 대표단 만찬이 열렸던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삼청각 홈페이지를 찾아보면 이같은 취지가 퇴색했음을 알 수 있다.

운영 기업측은 △야외웨딩 △전통혼례 △연회 사업을 하며 일화당과 청천당에서 예식이 진행된다. 웨딩코스(결혼식 피로연에 제공되는 코스 중심의 식사 메뉴)는 1인당 18만원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축의금 10만원 짜리 봉투로는 결혼식 참석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마디로 고급 웨딩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식당과 카페는 물론 공연이나 강좌도 마찬가지로 수익사업 위주다. 삼청일화예술단의 수요 상설공연과 명상 일일강좌 '마음을, 걷다' 프로그램이 이곳이 문화공간임을 보여주지만 모두 유료다. 공연은 식사 포함 8만원을 내야 즐길 수 있고, 명상도 1회당 5만원이다.

이 정도면 시민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오픈 문화공간이라는 민간위탁은 간데 없고 사실상 특정계층만을 위한 고급 임대공간으로 전락했음을 알 수 있다.

한 블로거는 삼청각에 갔다 온 소감을 "입구부터 올라가는 길과 한옥건물·정원은 A+ 인데, 내부 인테리어와 분위기·서비스는 B, 음식은 C"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서울시가 지켜 볼만한 대목이다.

오세훈 시장 취임이후 서울은 세계도시경쟁력이 5위에서 3위로 뛰어 올랐고, 서울을 찾는 외국인은 2000만명이 넘었는데 경복궁과 비원과는 달리 삼청각을 찾는 외국인은 턱없이 적어 전통적인 K-컬쳐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서울시가 스스로 놓치고 있는 셈이다. 식음료·대관 수익 일부를 전통문화 기획에 재투입해 공공성과 재정 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오금란 의원(더불어민주당·노원2)은 "서울시가 관리를 위탁하고 있는 만큼 수익성과 공공성의 균형을 살펴 일반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전통문화예술 복합공간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가 삼청각을 민간 사업자에게 맡긴 현재 관리 위탁계약은 2022년부터 2026년말까지 5년간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 누구나 쉽게 찾아와 다양한 문화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운영 개선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오는 11월 말~12월 중 관리위탁업체 선정 공고에 이같은 개선 방향을 반영해 시민 접근성을 높이고 문화시설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삼청각 관련 기사 스케치
11일 서울 성북구 삼청각 일화당에서 열리는 결혼식에 하객들이 보낸 화환이 길게 늘어서 있다./정재훈 기자
한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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