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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닥공’에 판 커진 모듈러…건설사 기술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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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6. 10.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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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2030년까지 1만6000가구 발주
GS건설 국내 최고 14층 모듈러 도전
현대엔지니어링 20층 이상 기술 개발
초기 생산시설 투자·운송비 부담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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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택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모듈러주택 확대에 나서면서 대형건설사들도 기술개발과 사업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모듈러주택 활성화를 주문한데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30년까지 1만6000가구를 발주하기로 하면서다. 공공발주 확대를 계기로 시범사업에 머물렀던 모듈러주택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접어들자 건설사들은 고층화 기술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주택공급 기간을 줄일 핵심수단으로 모듈러공법을 적극 검토하면서 관련 시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모듈러공법은 주요 구조물과 설비 등을 공장에서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공장제작과 현장 기초공사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어 기존 철근콘크리트(RC)공법보다 공사기간을 20~30% 줄일 수 있다. 현장 인력난과 안전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최근 3기신도시인 인천 계양지구를 방문해 모듈러공법을 활용한 공사기간 단축효과를 점검하고 시장 활성화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정부가 공급 확대 수단으로 모듈러주택에 힘을 실으면서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발주물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LH는 2030년까지 모듈러주택 1만6000가구를 발주하는 중장기 계획을 마련했다. 올해 발주물량은 당초 목표인 2000가구를 웃도는 2100가구다. 이달 고양창릉 A3블록과 남양주왕숙2 A10블록을 대상으로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공모를 진행한데 이어 12월에는 포천송우2 A1블록 전체를 모듈러공법으로 짓는 사업을 발주할 예정이다.

발주 규모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2027년부터 2029년까지 매년 3000가구씩 발주하고 2030년에는 5000가구로 늘린다. 정부가 제시한 2030년 공공 모듈러주택 공급목표 2만가구의 80%를 LH가 담당하는 셈이다.

LH는 안정적인 발주물량을 토대로 민간업체 생산시설 투자와 기술개발을 유도하고 2030년까지 공사기간을 기존 공법보다 50% 줄일 계획이다.

공공발주가 확대되면서 일찌감치 탈현장건설(OSC) 기술을 개발해 온 대형건설사들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12월 LH가 발주한 시흥거모 A-1블록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을 수주해 전체 6개동 가운데 3개동을 스틸 모듈러공법으로 짓는다. 이중 1개동은 최고 14층으로 준공해 국내 최고층 스틸 모듈러아파트가 될 전망이다. 자체특허를 보유한 고층 모듈러 내화기술과 모듈간 접합기술을 적용해 구조 안전성을 높일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도 고층화 기술 확보에 나섰다. 국내 최고층인 13층 모듈러주택 '용인 영덕 경기행복주택'을 준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20층이상 아파트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구조 안전성과 내화성능을 확보해 중고층 공동주택으로 사업영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개별공정에 모듈러기술을 접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삼성물산은 2024년 현대엘리베이터와 함께 40m이하 건물에 적용할 수 있는 코어 일체형 모듈러승강기를 개발한 데 이어 현재 최대 500m 높이 초고층건물에 적용할 수 있는 3세대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승강기 주요 부품을 공장에서 미리 조립해 현장 설치기간을 줄이는 방식이다.

다만 모듈러주택이 대규모 공급수단으로 자리잡으려면 공사비 부담과 기술적 한계를 넘어야 한다. 공사기간을 줄일 수 있지만 초기 생산시설 투자와 운송·설치비용이 커 기존 RC공법보다 공사비가 높은 편이다.

고층아파트에 적용하려면 구조 안전성과 내화·차음성능도 확보해야 한다. 생산시설 가동률을 높이고 설계와 부품을 표준화해 원가를 낮추는 작업이 필요하다.

제도 정비도 과제다. 국회에 계류 중인 모듈러 특별법을 둘러싸고 일괄입찰·통합발주 특례에 대한 업계간 이견이 이어지고 있다. 모듈러업계는 발주방식 개선을 요구하는 반면 전기·정보통신·소방업계는 분리발주 원칙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국내 기술 수준에서 고층 아파트 전체에 모듈러공법을 적용해 대규모 주택을 공급하기에는 기술적·경제적 부담이 크다"며 "발주물량이 꾸준히 이어져 공장 투자와 표준화가 뒤따라야 비로소 공급속도와 가격 모두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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