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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원전 규제 4년 조기 적용 추진…한수원·현대건설 수출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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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영 기자

승인 : 2026. 10. 2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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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회, 4년 유예 삭제 수정안
2027년 발효 땐 부품 규제 조기 적용
테믈린·코즐로두이 후속 계약 변수
프랑스 업계, 즉시 4개 부품 의무 요구
(26.10.20)제3차 두코바니 이행점검 협의체 개최02 (1)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20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카렐 하블리첵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과 화상으로 '제3차 두코바니 이행점검 협의체' 회의를 갖고있다./산업통상부
유럽의회가 신규 원전의 유럽산 핵심 부품 사용 의무를 4년 앞당기는 수정안을 마련하면서 한국 기업의 유럽 원전 수출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체코 테믈린과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은 최종 계약과 정부 지원 절차를 남겨두고 있어 규제가 먼저 시행될 수 있는 데다 프랑스 업계도 조기 적용을 압박하고 있다.

28일 유럽의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제시된 산업가속화법(IAA) 수정안은 원전의 유럽산 핵심 부품 사용 의무를 법 발효 직후 적용하고, 의무 부품도 기존 2개에서 3개로 늘렸다. 3년 후에는 4개로 확대한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원안의 4년 유예를 없앤 것으로, 공공조달은 공고 시점, 원전 건설 지원은 신청 시점에 따라 적용 여부가 달라진다.

유럽의회 측은 내년 3월 EU 이사회와 법안의 주요 내용에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 입법 절차를 거쳐 2027년 중 발효되면 원안에서 2031년 이후 적용될 부품 요건이 4년 앞당겨진다. 이미 사업 참여에 나선 한국 기업도 후속 조달·지원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법안의 시행 시점이 중요해졌다.

체코 테믈린 원전 3·4호기는 정부가 2027년 건설 추진 여부를 판단한 뒤 체코전력공사(CEZ)의 제안 검토를 거쳐 2028년 최종 사업 추진 방안을 결정한다는 구상이다. CEZ는 올해 투자설명서에서 신규 원전 건설 필요성과 정부 재정지원이 결정될 때까지 사업 추진이 잠정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정부의 사업 재개 결정부터 후속 발주와 지원 절차까지 남아 있어 새 규제의 시행이 이보다 앞설 수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두코바니 원전 계약을 통해 확보한 테믈린 추가 2기 건설 우선협상권도 법적 구속력이 없어 체코 정부의 결정에 따라 본계약으로 전환해야 한다. 기존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확보한 옵션이 향후 조달이나 정부 지원 절차까지 보장하지는 않는 만큼, 유예 삭제안이 채택되면 한국산 기자재 공급 조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7·8호기는 2027년 본공사 계약 전환을 목표로 했지만 새 정부가 사업비와 건설 일정 등 기존 사업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사업법인 감사에서 과도한 비용 지출과 인력 확대 문제가 드러나 경영진이 교체됐고 기존 계약에 대한 점검도 진행되고 있다. 새 경영진은 재무모델과 건설 일정을 수정해 정부에 제출했지만, 웨스팅하우스·현대건설 컨소시엄의 기술설계 계약은 14개월 연장안조차 상위 기관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EU 국가보조 승인 절차도 이전 정부에서 마무리되지 못한 채 새 정부의 점검 대상에 올랐다. 이달 1일 기준 EU 집행위원회에 국가보조와 정부 보증 관련 승인 신청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뒤늦게 신청해도 승인까지 1년 이상 걸릴 수 있어 2027년 본공사 계약 목표에 차질이 예상된다. 산업가속화법이 같은 해 발효되면 후속 발주와 건설 지원 절차에도 강화된 유럽산 부품 요건이 적용될 수 있다.

한국 기업의 유럽 원전 사업에 대한 부담은 프랑스 업계의 규제 강화 압박으로 더욱 커지고 있다. 프랑스 전력산업협회(UFE)는 지난 7월 2028년 전후 신규 원전 사업자 선정에 맞춰 유럽산 핵심 부품 4개를 법 발효 즉시 의무화하도록 요구했다. 유럽의회 수정안보다 강한 조건으로, 부품 제조업체의 소유권과 지식재산권까지 유럽 기업에 두도록 주장하고 있다.

유럽산 부품 사용 요건이 강화되더라도 한국산 기자재의 인정 범위는 최종 입법 과정에서 결정된다. 산업통상부는 한·EU 자유무역협정(FTA)과 양측의 공급망 협력 관계를 근거로 한국산 부품의 동등 대우를 확보하기 위한 외교적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1일 유럽의회 주요 의원들을 접촉했으며, 한·EU FTA 상품무역위원회에서도 원전 등 전략산업에 충분한 전환기간과 합리적인 예외 규정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스테판 세주르네 EU 수석부집행위원장과 만나 산업가속화법의 역내산 요건 강화에 우려를 전달하고, 한국과 같은 FTA 파트너에 동등성 원칙이 일관되게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한국과 EU는 상호보완적 강점을 바탕으로 글로벌 공급망 안정과 산업경쟁력 강화에 함께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파트너"라며 "실질적인 협력 성과를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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