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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보다 내실 다지기” 현대차, 연간 목표 낮추고 ‘투자 1.8조’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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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수 기자 | 김정규 기자

승인 : 2026. 10. 2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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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글로벌 판매 11.3% 감소…파업에 매출 3.4%↓
환율·원가 절감으로 영업익 5.5%↑…연간 목표 하향
자동차 투자 1.8조원 축소…4분기 신차효과 반등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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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공격적인 성장 기조에서 벗어나 수익성 중심의 경영으로 선회했다. 올해 3분기 글로벌 판매 감소와 국내 생산 차질로 6년여만에 매출 역성장을 기록했다. 환율 효과와 비용 절감, 하이브리드차(HEV) 판매 확대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증가했지만 자동차 본업의 외형 축소를 피하지 못했다.

현대차는 결국 연간 판매 목표와 영업이익률 전망치를 낮추고 자동차 부문 투자계획도 1조8000억원 축소했다. 로보틱스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등 미래 사업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본업의 판매 회복과 수익성 확보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29일 현대차가 발표한 3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연결 기준 매출액은 45조11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던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5% 증가한 2조6772억원, 영업이익률은 0.5%포인트 상승한 5.9%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조9317억원으로 24.2%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실적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판매 감소에 따른 부담이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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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V90./제네시스
글로벌 도매 판매량은 92만71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3% 줄었다. 국내 판매는 13만1468대로 27.2% 급감했고, 해외 판매 역시 78만9242대로 8.0% 감소했다. 파업에 따른 국내 공장 생산 차질과 추석 연휴로 인한 영업일수 감소, 글로벌 자동차 수요 위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는 기존 예정돼 있던 하기 휴가와 추석 연휴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일수가 축소된 가운데, 파업 영향이 더해지며 생산량이 계획 대비 크게 미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분기 중 발생한 부품사 화재 이슈에 따른 생산 차질로 재고 물량이 제한적이었고, 3분기 중 생산 확대를 통한 물량 회복을 추진하려고 했으나 영업일수 축소와 파업 영향으로 생산 회복이 지연됐다"고 말했다.

판매 부진은 자동차 부문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3분기 자동차 부문 매출액은 약 33조5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0% 감소했다. 반면 금융 부문 매출은 27.8% 증가해 연결 매출의 감소 폭을 일부 완화했다.

영업이익 방어에는 우호적인 환율과 원가 절감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현대차의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23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했다. 현대차가 공개한 영업이익 증감 분석에서도 환율 효과는 약 1조2830억원의 이익 증가 요인으로 나타났다. 반면 판매 물량 감소는 약 1조1120억원, 판매 구성과 인센티브 등은 약 5650억원의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비용 절감도 수익성을 뒷받침했다. 현대차의 3분기 판매관리비는 약 4조64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2% 줄었다. 매출액 대비 판매관리비 비율도 12.3%에서 10.3%로 낮아졌다. 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매출원가율은 82.3%에서 83.8%로 1.5%포인트 높아졌다. 비용 통제로 이익을 방어했지만 원가 부담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 부사장은 "철판, 알루미늄, 플라스틱 등 주요 원자재들은 2분기 중 피크 가격을 기록한 이후 하향 추세로 전환됐다"면서도 "가격 인상 폭이 컸고 지정학적 이슈 해소가 지연되면서 2분기에 이어 현재까지도 스팟 가격이 높은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리 등 일부 원자재의 경우 전 세계적인 AI 투자 확대와 지정학적 수급 이슈가 계속되며 가격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어 4분기까지도 원자재 관련 비용 부담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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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그랜저./현대자동차
하이브리드차 판매 확대는 실적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현대차의 3분기 글로벌 HEV 판매량은 16만7414대로 전년 동기 대비 약 6000대 증가했다.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2%로 2.7%포인트 상승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HEV 판매 비중이 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26.8%를 기록했다. 미국 전체 자동차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현대차의 소매 판매는 3.5% 증가했고 시장점유율은 6.6%를 나타냈다.

반면 전기차를 포함한 전체 전동화 차량 판매량은 24만5540대로 2.7% 감소했다. 전기차 판매량은 6만9117대에 그쳤다. 전동화 차량 비중은 높아졌지만 전체 판매 물량 감소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유럽에서는 전동화 라인업 전환에 따른 판매 공백이 나타나면서 신차 투입과 시장 대응 속도가 중요해졌다.

현대차가 연간 경영 목표를 하향 조정한 것도 이러한 부담을 반영한 결과다.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도매 판매 목표를 기존 415만8300대에서 400만대로 낮췄다. 연간 영업이익률 목표도 기존 6.3~7.3%에서 5.5~6.5%로 0.8%포인트씩 하향했다. 매출액 성장률 목표는 기존 1.0~2.0%를 유지했다.

투자계획 역시 조정됐다. 현대차는 올해 자동차 부문 투자 규모를 기존 17조8000억원에서 16조원으로 10.1% 줄이기로 했다. 투자 우선순위와 집행 시기를 재점검해 1조8000억원을 효율화한다는 방침이다. 판매 회복이 지연되고 원가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투자 집행 속도까지 조절하며 재무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번 가이던스 조정이 당사의 본질적인 사업 경쟁력이나 수익 창출력의 악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연중 누적된 통제하기 어려웠던 물량 차질과 원자재가 상승 등을 연간 전망에 현실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조정으로 봐주시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수요가 여전히 크다는 점이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중심으로 로보틱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포티투닷과 모셔널 등을 통해 SDV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들 사업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지만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자동차 본업에서 창출하는 현금흐름과 미래 사업 투자 사이의 균형이 중요한 이유다.

특히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전기차를 중심으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현대차로서는 기존 내연기관차와 HEV의 수익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전기차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번 투자계획 조정이 미래 사업 축소를 의미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제한된 재원 안에서 투자 우선순위를 더욱 엄격하게 정해야 하는 상황임은 분명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현대차는 4분기 생산 정상화와 대대적인 신차 투입을 통해 판매 반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4분기 국내에서는 신형 아반떼와 투싼을 비롯해 아반떼 하이브리드, 제네시스 GV90, G80 하이브리드, 싼타페 부분변경 모델, G90 부분변경 모델 등 신차 출시를 추진한다.

해외에서도 지역별 수요에 맞춘 신차를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북미에서는 투싼과 GV80 하이브리드, GV90 등을 내년 초까지 투입하고, 유럽에서는 판매를 시작한 아이오닉3를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중국과 인도에서도 각각 아이오닉 V와 베이온, 아이오닉 P 등 현지 전략 차종을 출시해 판매 회복의 발판을 마련할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가이던스 조정은 본질적인 사업 경쟁력이나 수익 창출력의 악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원자재 가격 상승과 생산 차질 등 당초 예상하기 어려웠던 요인을 연간 전망에 현실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생산 정상화와 신차 판매 확대, 지속적인 원가 개선을 통해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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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투싼./현대자동차
남현수 기자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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