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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탱고·혁명·거리 예술…‘도시로 보는 라틴아메리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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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6. 11. 03.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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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개 도시로 읽는 문화와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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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로 보는 라틴아메리카사' 표지. /도서출판 사우
탱고에는 왜 슬픔이 흐르고,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리듬은 어떻게 삼바가 됐을까. 라틴아메리카의 음악과 음식, 건축과 예술에 담긴 역사를 도시를 따라가며 풀어낸 책이 나왔다.

KBS 국제분야 전문 프로듀서 출신 김경희가 '도시로 보는 라틴아메리카사'를 펴냈다. 이 책은 부에노스아이레스부터 보고타까지 열한 개 도시를 무대로 라틴아메리카의 역사와 문화를 음악·혁명·미식·예술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로 살펴본다.

책은 도시의 풍경에 남은 역사적 흔적을 따라간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19세기 말 유럽 이민자들의 그리움이 빚어낸 탱고의 탄생을, 아바나와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노예제의 고통 속에서도 이어진 아프리카의 리듬이 쿠바 음악과 삼바, 카니발로 발전한 과정을 짚는다.

혁명의 역사를 간직한 도시들도 조명한다. 카라카스에서는 시몬 볼리바르의 이상과 석유가 가져온 축복과 저주를, 멕시코시티에서는 아즈텍 문명 위에 세워진 식민도시의 흔적을 들여다본다. 산티아고의 군부독재와 민주화 투쟁, 마약과 폭력의 도시에서 새로운 도시 모델로 변모한 메데인의 이야기도 담았다.

리마와 쿠스코에서는 안데스의 농산물에 스페인과 아프리카, 중국·일본 이민자들의 음식 문화가 더해져 탄생한 페루 요리와 잉카 문명의 유산을 살핀다. 상파울루와 보고타에서는 거리 예술을 통해 빈부 격차와 폭력의 기억이 예술로 표현되는 과정을 읽어낸다.

정치적 사건과 연대를 나열하는 대신 음악과 음식, 거리와 광장에 남은 역사를 들여다보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도시는 기억을 저장하는 거대한 아카이브"라며 "그들의 음악을 듣고 음식을 맛보며 벽화를 바라보는 것은 타인의 기억에 귀 기울이고 서로의 삶을 이해하려는 작은 연대의 시작"이라고 썼다.

저자는 열네 살 때 가족과 함께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건너가 5년여를 생활하며 라틴아메리카와 인연을 맺었다. 한국외국어대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1987년 KBS에 입사해 국제협력실장과 KBS America 사장 등을 지냈다. 2014년에는 스페인어권 최초의 한류 채널 KBS World Latino를 출범시켰다.

김윤지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추천사에서 "라틴아메리카는 한류가 가장 늦게, 그러나 가장 뜨겁게 반응한 대륙"이라며 이 책이 라틴아메리카가 한류에 마음을 여는 이유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평가했다.

도서출판 사우. 400쪽.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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