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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상업도 한일도 아닌, 우리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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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기자

승인 : 2026. 11. 0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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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우회 통합 1년, 은행장 인사도 계파 넘어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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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아시아투데이_이보라) 증명사진
"출신은행 기반의 계파 갈등을 없애고 내부 통합 역량을 강화하겠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지난해 11월 상업·한일은행 퇴직자 동우회를 하나로 합치면서 한 말입니다. 두 은행이 합병한 지 26년 만에 퇴직자 모임이 통합됐습니다. 출신 은행에 따라 나뉘었던 경계 하나가 비로소 허물어진 것입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습니다. 우리은행은 또 하나의 변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정진완 우리은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입니다. 정 행장이 연임하면 최근 이어져 온 상업·한일은행 출신 행장의 교차 선임 흐름이 끊기게 됩니다. 동우회 통합이 과거의 경계를 허무는 일이었다면 이번 인사는 그 경계가 얼마나 희미해졌는지 가늠할 기회입니다.

1999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은 합병했습니다. 간판은 하나가 됐지만 사람들의 마음까지 합쳐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같은 은행에서 일하면서도 출신 은행에 따라 보이지 않는 경계가 존재했습니다. 퇴직 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한 지붕 아래서 일했던 이들은 은행을 떠난 뒤 다시 상업과 한일로 나뉘었습니다.

그 흔적은 행장 인사에서도 엿보입니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부터 권광석·이원덕·조병규 전 우리은행장, 정진완 현 행장까지 이들의 출신 은행은 '한일-상업-한일-상업-한일' 순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한번씩 주고받은 셈입니다.

물론 출신별로 번갈아 행장을 맡았다는 사실만으로 계파 안배가 작용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러한 교차 선임이 반복되면서 출신 은행에 따른 인사라는 인식이 굳어졌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두 은행이 합병한 지 27년이 지난 지금도 은행장의 출신 은행이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된다는 사실은 곱씹어볼 대목입니다. 게다가 은행장 임기만료 시기가 다가오면 출신별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도 했죠. 우리금융 회장과 은행장이 같은 출신일 경우, 반목이 더 심해지기도 했습니다.

출신은행별 갈등이라는 구태를 벗어버리기 위해 임 회장은 퇴직자 동우회를 통합하며 더이상 상업·한일 출신은 없다고 선언한 것이죠. 정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되는 현재 상황이 임 회장의 선언을 현실화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됩니다. 출신 은행과 무관하게 경영성과와 내부통제 역량, 리더십으로 평가해야 우리은행 구성원들도 그 이유를 납득하고, 인사에 대한 신뢰도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금융은 오랜 시간 변화를 거듭했습니다. 예금보험공사의 잔여지분 매각으로 완전 민영화를 이뤘고, 증권업에 다시 진출했습니다. 보험사까지 품으며 종합금융그룹의 외형도 갖췄습니다. 우리금융의 체격은 이미 과거를 벗어난 지 오래인데 구성원들이 사고가 과거에 머물러 있어서는 곤란합니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한 지 27년입니다. 합병 이후 우리은행으로 입행한 직원들이 이제 조직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동우회 통합은 과거와의 상징적인 결별이었습니다. 이번 은행장 인사는 그 결별이 말에 그치지 않았는지 보여줄 기회입니다. 두 은행은 27년 전에 하나가 됐습니다. 상업은행도 한일은행도 아닌, 이제 우리은행만 남았습니다.
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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