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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자 공세에 파업 전운… 수주경쟁 엎친데 덮친 삼성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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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현 기자

승인 : 2026. 11. 0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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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MO 글로벌 경쟁 심화 속 이중고
최대 경쟁사, 美생산시설 5곳 인수 계약
첨단의약품 제조능력 강화에 부담커져
노사갈등 장기화땐 품질·납기 신뢰 타격
존 림 대표, 사업확장·내부안정 시험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의 경쟁 심화와 노사 갈등이라는 안팎의 과제에 직면했다. 최대 경쟁사로 꼽히는 스위스 론자가 미국 내 생산 역량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은 2차 파업을 예고했다. 글로벌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사업 확장과 내부 운영 안정성을 동시에 책임져야 하는 존 림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스위스 기업 론자는 최근 독일 머크의 미국 CDMO 생산시설 5곳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가 완료되면 론자의 미국 내 생산거점은 기존 4곳에서 9곳으로 확대되며, 약 1100명의 전문 인력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이번 인수는 단순한 생산시설 확대보다 첨단의약품 제조 역량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인수 대상에는 항체약물접합체(ADC)의 핵심 소재인 페이로드·링커와 바이오접합 공정, 세포·유전자치료제에 사용되는 바이러스 벡터 생산시설 등이 포함됐다. 론자는 이를 통해 미국 현지에서 임상부터 상업생산까지 연계하는 서비스 역량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론자는 글로벌 CDMO 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선두를 다투는 주요 경쟁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규모 항체의약품 상업생산에 강점을 보인다면, 론자는 폭넓은 제조기술과 글로벌 생산망을 경쟁력으로 확보하고 있다. 특히 론자의 미국 내 생산능력은 약 48만4000ℓ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록빌 공장(6만ℓ)의 8배 수준이다. 이번 인수로 미국 내 생산 네트워크와 첨단의약품 제조 역량을 동시에 확충한 만큼 북미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글로벌 경쟁에 대응해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미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록빌 공장을 인수해 현지 생산 기반을 마련한 데 이어,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를 추진하며 펩타이드 CDMO 분야로 사업을 넓혔다. 그러나 론자뿐만 아니라 일본 후지필름, 중국 우시아비오로직스 등 기업들도 생산시설 확충과 첨단의약품 제조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경쟁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대외 경쟁이 격화하는 사이 내부에서는 노사 갈등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은 6일 0시부터 약 400명이 참여하는 2차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법원의 쟁의행위 제한 결정에 따라 품질관리(QC)·품질보증(QA)·물류 등 일부 지원 직무를 중심으로 파업을 진행하고, 이후 법원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참여 대상을 순차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노사는 지난 4월 창사 첫 부분 파업과 5월 전면 파업 이후에도 임금·단체협약을 둘러싼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비공식 대화를 통해 교섭 재개를 논의했지만 추가 파업 예고와 교섭 방식을 둘러싼 입장 차이로 협상은 다시 교착 상태에 빠졌다.

다만 이번 파업이 생산에 미칠 영향은 지난 5월 전면 파업보다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이 주요 생산공정의 쟁의행위를 제한하면서 파업 참여 대상이 일부 지원 직무로 좁혀졌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생산 중단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품질시험이나 물류 업무에 차질이 발생하면 제품 출하 일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남아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현재 파업에 따른 구체적인 예상 손실 규모를 산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가능한 비상인력 운영 계획을 수립해 생산 일정 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조가 일방적인 압박 행위를 중단하고 상호 존중와 신뢰를 바탕으로 대화를 요청한다면 언제든지 대화를 재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수주 경쟁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CDMO 사업은 고객사와 장기 계약을 맺고 의약품을 생산하는 만큼 품질과 납기 준수가 중요하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가 올해 8월 바이오제약업계 관계자 300여 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품질·규제 준수·신뢰성·속도가 바이오의약품 원료 생산업체 선정 기준 상위 5개 중 4개를 차지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올해 초 신년사에서 산업 내 경쟁 심화를 언급하며 "모든 측면에서 한층 더 높은 수준의 경쟁력이 요구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내부 갈등까지 이어지면서 당시 강조한 경쟁력 확보가 현실적인 경영 과제로 떠올랐다. 해외 사업 확장을 수주 성과로 연결하는 동시에 고객사 신뢰를 뒷받침할 생산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향후 경영 성과를 좌우할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배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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