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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야권지도자 독살 시도, 러 연방보안국 관여 증거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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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0. 12. 22.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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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야권지도자 나발니, 신분 속이고 연방보안국 요원과 통화, 전모 들어
요원 "나발니 속옷에 신경작용제 묻혀"
"모스크바행 비행기 내서 사망 생각...비행기 비상착륙, 결정적 역할"
Netherlands Chemical Weapons Meeting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자신의 독살을 시도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산하 독극물팀의 요원과 통화해 암살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고 미 CNN방송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나발니가 지난해 7월 2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진행된 시위에서 연설을 하는 모습./사진=모스크바 AP=연합뉴스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자신의 독살을 시도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산하 독극물팀의 요원과 통화해 암살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고 미 CNN방송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나발니는 자신이 러시아 국가안보회의(NSC) 고위 관리라고 신분을 속이고 콘스탄틴 쿠드랴프체프라는 요원과 45분 동안 통화해 지난 8월 일어난 독살 시도에 관한 전모를 파악했다고 전했다.

CNN은 영국 탐사보도 전문매체 벨링켓과 함께 FSB 독극물팀 요원 6~10명이 나발니를 3년 이상 미행한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CNN과 벨링켓은 이 요원들의 신원을 확보해 나발니 독살에 관해 물었으나 이들은 답변을 거부했다. 나발니도 요원들에게 전화해 자신의 신원을 밝히자 이들은 즉시 전화를 끊었다.

이에 나발니는 FSB 본부 전화번호가 표기된 전화번호로 쿠드랴프체프에게 전화해 독살 작전 실패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고 속이고 전모를 듣게 됐다.

통화기록에 따르면 독극물팀은 시베리아 톰스크의 호텔 방에 침입해 나발니의 속옷에 신경작용제를 묻혀 그를 암살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발니가 ‘어떻게 신경작용제를 사용했느냐’고 묻자 쿠드랴프체프는 ‘속옷’이라고 답했다. 이에 나발니가 정확히 신경작용제를 묻힌 부위를 캐묻자 쿠드랴프체프는 “속옷 사타구니 안쪽”이라고 대답했다

CNN은 독물 전문가들이 나발니 독살에 사용된 신경작용제가 고체로 땀을 통해 피부로 흡수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2018년 3월 영국 솔즈베리에서 일어난 러시아 스파이 출신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이 솔즈베리 암살 시도 때 사용된 신경작용제는 액체나 젤 상태였다.

러시아가 생화학무기인 노비촉을 사용 용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개발하고 있다는 정황이 드러난 셈이다.

쿠드랴프체프는 나발니가 모스크바행 비행기 안에서 숨질 것으로 확신했으나 비행기가 옴스크에 비상 착륙해 응급조치를 하는 바람에 생존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행시간은 약 3시간으로 긴 비행이다. 만약 비행기가 (옴스크에) 착륙하지 않았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라며 “그렇게 비행기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모든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모든 것이 잘못 흘러갔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나발니가 신경작용제의 양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냐고 묻자 쿠드랴프체프는 “내가 알기로 우리는 조금 더 사용했다”고 반박했다.

CNN은 노비촉에 정통한 많은 전문가가 FSB의 의도는 나발니를 죽이려는 것이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나발니는 8월 러시아 국내선 비행기로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였으며, 이에 기장은 옴스크에 비상 착륙했다.

CNN은 나발니 독살 당시 쿠드랴프체프가 톰스크에 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그가 나발니 독살 시도가 있은 지 5일 후인 8월 25일 옴스크로 가 속옷의 흔적을 제거했다고 전했다.

쿠드랴프체프는 “우리가 도착했을 때 옴스크 친구들이 경찰과 함께 속옷을 가지고 왔다”며 속옷에는 어떤 흔적도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나발니가 “그 옷 때문에 놀랄 일은 없겠나”라고 묻자 쿠드랴프체프는 “그것이 우리가 몇 번씩 그곳에 간 이유”라고 답했다.

쿠드랴프체프는 “나는 속옷 안쪽에 정확히 작업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고, 이에 나발니가 “누가 그렇게 말했나. 막샤코프인가”라고 묻자 쿠드랴프체프는 “그렇다”고 답했다.

스타니슬라프 막샤코프는 쿠드랴프체프의 상사로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에 있는 FSB 내 부대의 독극물팀 책임자로 지목된 과학자이다. 그는 소련 시절과 그 이후 러시아에서 화학무기 연구소였던 쉬카니연구소에서 대령으로 일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번 보도에는 CNN과 벨링켓뿐 아니라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러시아 인터넷매체 ‘더 인사이더’가 참여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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