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동훈 감독 | 0 | | 최동훈 감독/제공=케이퍼필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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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암살'(2015) '도둑들'(2012)로 각각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쌍천만' 흥행의 신화를 쓴 최동훈 감독이 7년만에 영화 '외계+인'으로 돌아왔다. '타짜' '전우치'로 장르 영화의 새 지평을 연 그는 또 다시 한국 영화계에 낯선 SF장르의 영화를 1, 2편 동시에 제작했다. '어쩌면 외계인이 지구 어딘가 숨어 있다면 그곳은 인간의 몸이 아닐까'라는 그의 어린 시절 상상력을 담았다. (*이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Q. '암살'이 천만 돌파했을 때 '작은 영화를 하고 싶다. 나에게도 변화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라고 고민을 했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 사이 아쉬운 '도청'이 있었지만 더욱 큰 이야기를 담은 '외계+인'의 출발선이 궁금하다.
A. '암살'은 '타짜' 끝난 후부터 찍고 싶은 작품이었다. 중국 상해에서 촬영했다. 규모가 큰 작품이었다. '도청'은 주로 방안에서 이뤄지는 일이 많았다. 여러 이유로 못하게 되자 약간의 번 아웃, 조금의 침울함이 있었다. '암살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이야기를 해보자'라고 생각했다. 다섯 편의 영화를 찍고 난 다음에 험한 길로 가보고 싶었다. 체력이 남아있을 때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내가 정말 보고 싶은 영화가 뭘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외계인이란 미지의 존재와 인간이 나오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원작이 없으니까 시나리오를 처음부터 상상해서 썼어야 했다.
Q.과거 시나리오를 쓸 때 포스트잇으로 사건의 흐름을 계속 이동시키며 연구한다고 했다. '외계+인'에서는 시간, 장소가 이동해 그 고민이 더 컸을 것 같다.
A. 나는 '포스트잇 감독'이다. 외계+인은 관객과 같이 호흡하면서 영화를 볼 수 있게 하기엔 어려운 구성이다. 그럼에도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추측 하고, 예측도 해가면서 '이 영화는 이렇게 가고 있는 것 같아, '그런데 다르네?'라는 느낄 수도 있고 '왜 과거와 현재가 교차돼 나올까 이 장면이 연관이 있어 보이는데 어떤 이유일까?' 궁금해 하며 보길 바랐다. 쉽지 않았다. 1, 2부로 하는 연작영화가 좋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어디에서 1부를 끊어야할지 고민을 했다. 촬영하면서 13개월 동안 연출팀, 스태프과 계속 이야기를 했다. 편집과 마지막 음악이 들어가고 본능적으로 저 부분에서 끊어야 미스터리를 간직한 한 편의 영화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 외계인 | 0 | | '외계+인'/제공=CJEN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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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계인 | 0 | | '외계+인'/제공=CJEN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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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계인 | 0 | | '외계+인'/제공=CJEN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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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영화 속 등장하는 신검, 부채, 권총 등 다양한 무기가 흥미로웠다. 이러한 것들이 캐릭터가 가진 정체성도 보여주는 듯하다.
A. 과거의 옷을 입은 어느 여성이 총을 꺼내서 총알을 장전하는 장면을 떠올렸다. 그렇다면, 그냥 그 단상만 가지고 흥미롭겠구나 생각했고 점점 시나리오가 구체화 되고, 도술의 무기 같은 것들이 필요하게 됐다. 부채에는 동양적인 가치관이 들어있는 것 같다. 단출하지만 펼치면 무엇이든 그릴 수 있는 세계가 있고, 우리의 우주관이 담겨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적은 아시아에서 쓰이고 있다. 한국만의 독특한 것을 찾아 다니다가 TV에서 청동 거울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봤다. 저 거울을 두 신선의 무기로 쓰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이런 아이템을 각각의 인물에게 쥐어주니 인물들이 다채로워지고 갑옷을 입은 것처럼 변했다.
Q.무륵(류준열)은 '전우치'를 떠올리게 한다. '무릇 도술이라 함은~'으로 시작하는 대사도 그렇고 허당스러운 성격도 그랬다. 의도가 있었나. 또 무륵의 이미지에서 강조되는 '물안개'에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A. 찍은 영화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전우치'다. 가장 들떠있는 캐릭터였는데 강동원 배우가 잘해줬다. '전우치'를 끝내고 조금 더 다른 형식으로 코리안 매직이라고 할까, 도술과 외계인을 결합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무륵을 쓰는 순간 '전우치' 생각이 났다. 그러나 무륵은 스승이 없다. 스스로 자신의 능력치를 키운다. 남이 하는 걸 흉내 내며 따라간다. '물안개'는 중요하다. 영화는 프롤로그를 포함해 총8개의 시퀀스로 이뤄졌다. 7, 8번째 시퀀스를 이어주 는게 어린 무륵과 성인 무륵이다. 이 장면을 통해 시간이 환기된다. 현대가 고려시대의 서사적 과거라는 걸 알게 되는 때라 이걸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이 많았다. 몽환적인 장면처럼 비치길 바랐다. 무륵은 물안개를 잡은 적이 없다. 그러나 상처를 입고 버려졌을 때 관을 뚫고 일어나 물안개를 잡는걸 보여주고 싶었고, 한 단계 성장 했구나를 보여주고 싶었다.
 | 최동훈 | 0 | | 최동훈 감독/제공=케이퍼필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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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로봇과 외계인의 설계는 어떻게 했는지도 궁금하다.
A.제가 외계인을 그릴수가 없어서 외계인과 로봇을 잘 만들어줄 아티스트를 찾아야했다. '뿔이 달린 외계인이 아닌 친숙할 수 있지만 독특한 외계인을 그리자', '뒷머리가 찢어질 정도로 올라오고 2부에 가면 짐승처럼 표범처럼 변할 수 있는 외계인을 만들어보자'고 했다. 로봇은 수호신 같은 존재이자 강하고 전투용으로 제작된 블랙이라는 느낌을 갖길 바랐다. 비행선에서 내리는 로봇을 구현하는 것이 어려웠다. 마침 영국 아티스트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영화를 설명했더니 좋다고 했다. 한국의 컴퓨터그래픽(CG) 수준은 최고다. 특히 이 영화에서 잘 드러난다. 특수효과나 분장도 최고 수준이다. 다만 아티스트들이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작품들이 만들어지면 아티스트들도 많아질 거라고 생각했다.
 | 외계인 | 0 | | 외계+인/제공=CJEN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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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류준열, 김태리, 김우빈은 외향적 분위기 등 많은 부분이 다르게 느껴진다. 제작보고회 당시 "서로를 응원하는 셋의 케미만 봐도 되겠다"고 했던 말이 인상 깊게 남아있다.
A. 류준열, 김태리 배우의 첫 촬영이 혼례 후 합방 장면이었다. 서로를 정말 배려하는 게 보였다. 눈빛이 교환되고 앙상블이 맞아가는 걸 보는 것이 좋다. 김우빈이 촬영할 때는 두 사람이 응원하러 각자 운전해서 현장에 왔다. 촬영하는 걸 보고는 차를 몰고 다시 간다. 셋의 마음 씀씀이가 너무 고마웠아. 김의성 선배도 모든 캐릭터의 첫 촬영 때마다 와서 응원하고 싶다고 했다. 서로를 응원하고, 서로의 캐릭터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자기가 하고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며 캐릭터와 만나는 과정을 거치는 게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열정이 많은 배우들과 작업해서 아주 많은 행운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 외계인 | 0 | | '외계+인'/제공=CJEN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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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김우빈과 인연이 뭉클하기도 하다. '도청'때 너무 아쉬웠는데 '외계+인'을 함께했다. 앞선 인터뷰에서 "김우빈 때문에 나도 많이 바뀌었다"고 했는데 저 말의 의미가 궁금하다.
A.'도청'을 하려고 만났을 당시에는 짓궂은 역할이나 반항아 역할을 많이 했다. 그러나 만나보니 침착했고 믿음이 가는 인물이었다. 촬영을 하다가 그러더라. 예전에는 욕심도 있고 성공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현장에 있는 하루하루가 너무 좋다고. 이 얘기를 듣고 '영화감독에게 영화를 찍는 날이 가장 행복 하구나'라는 걸 가슴으로 느꼈다. 하루하루 행복하게 촬영하자, 이 과정을 못 즐긴다면 관객도 즐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
 | 최동훈 감독 | 0 | | 최동훈 감독/제공=케이퍼필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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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외계+인'을 촬영하며 변화한 지점이 있나, 건강하게 2부까지 마치실 수 있으면 좋겠다.
A.어느 날 박찬욱 감독님 '헤어질 결심' 시사회가 끝나고 술자리가 있었다. 다른 감독님이랑 '촬영하고 나니 허리, 무릎도 아픈데 이명이 생겼다, 저는 녹내장도 있어서 위험하다'라고 했더니, 옆에 있는 감독님들이 '나도요'라고 했다. 우리끼리 앉아서 '우리가 왜 이럴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말자'는 말을 했었다. '외계+인'을 찍으면서 한 장면, 한 장면을 즐겁게 찍자고 생각했다. 변화라면 변화였다. 겸손해져야한다는 생각도 했다. 특히 이 작품은 협력해야 할 장면이 많았다. 연출, 제작팀 와서 '저는 마블 좋아하는데, 이 장면이 이렇게 되면 좋겠어요'하고 간다. 예전에는 감독에게 와서 툭툭치며 얘기하지 않았는데, 같이 술 먹다가도 '저는 이 장면이 실망이에요'라고 한다. 스태프들의 말에 고민하게 된다. 이 영화가 어떤 결과가 오든지 다 수긍하고 다음 작품 찍을 때 정말 열심히 찍어야겠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