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 상태 등이 출발 반응·주행·선회 등에 영향
"보트 성적 분석해야 결과 예측 정확도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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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이렇다. 경정 보트의 95%는 목재다. 이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선체가 뒤틀리고 무게 배분이 변화될 수 있다. 기후에 따른 건조 상태 등에서도 미세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때의 차이가 실제 경기에서 출발 반응, 직선 주행 안전성, 선회 등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특히 장마철에는 보트의 건조 상태에 따라 성능 차이가 더 뚜렷해진다. 물을 머금은 보트와 잘 건조된 보트를 탔을 때 차이를 크게 체감한다는 선수들이 많다.
경정에선 보트와 모터를 임의로 배정 받는다. 기력이 좋은 모터를 장착하게 되면 보트의 존재감은 더욱 커진다. 지난 35회차(7~8일) 경정을 보자. 민영건(4기·A2)과 김민길(8기·A1)은 모터와 보트의 시너지를 명확하게 보여줬다. 두 선수는 각각 평균 착순점 6점대 이상의 상급 모터와 상급 보트를 배정받아 3연속 입상에 성공했다.
그런가하면 모터의 약점을 보트가 보완하기도 한다. 고정환(14기·A1)은 중하위권으로 평가되는 52번 모터를 배정 받았다. 그러나 평균 착순점 6점대로 비교적 상위권의 17번 보트를 배정받아 예상을 깨고 1위 2회, 2위 1회 등 3연속 입상에 성공했다. 김응선(11기·A1) 역시 평균 착순점 4점대 중반의 평범한 2번 모터를 배정받았지만 당시 배정받은 6번 보트의 평균 착순점이 6.73점이 높아 1위 2회 , 2위 1회 등 예상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거뒀다.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평균 착순점 6.64로 모터 성적 10위인 88번 모터를 배정받은 정민수(2기·A1)는 보트는 중위권인 110번 보트를 배정받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결과 예측을 위해선 "모터 성능 파악도 중요하지만 보트를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경정 경주에 있어 보트 성적을 전혀 살펴보지 않는 것은 경주를 반만 보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입을 모은다.
보트를 분석하는 것이 모터를 분석하는 것보다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보트의 최근 평균 착순점, 직전 회차 보트 성적 등을 살펴보는 것이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는 방법"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