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해명만 받아 민원 회신…제출 명단도 정관 위반 투성이
회장은 해명 번복, 사과문은 "AI가 작성"…부실 소명 논란 확산
|
그러나 베트남체육회를 직접 지정한 대한체육회(이하 본회)는 법적 관리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관리 책임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3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본회는 정관 제8조에 따라 지정한 18개 재외 한인체육단체를 통해 지난해 해외동포 선수단에 약 10억원 안팎을 지원했다. 이 예산은 한국에서 열리는 전국체육대회에 참가하는 해외 선수단의 항공료와 숙박비 등 체전 경비로 사용된다. 여기에 더해 일부 행정보조금도 지원하고 있다. 공적 예산을 지원하는 만큼 본회 역시 협력단체의 운영 투명성을 확보하고 최소한의 관리·감독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복수의 교민들은 "본회가 직접 지정한 단체인데다 '대한체육회' 명칭까지 사용하는 만큼 사실상 대한체육회의 베트남 지부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렇기 때문에 카지노 회원카드 발급 안내는 공공성을 훼손한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본회는 베트남체육회가 산하기관이 아니라는 이유로 선을 긋고 있다. 본회 관계자는 "재외 한인체육단체의 조직 구성과 운영은 자율적으로 이뤄지며 (대한체육회가) 관리·감독을 실시할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본회가 이번 사안을 적극적으로 들여다보기보다 베트남체육회의 해명을 받아들이는 데 그쳤다는 점이다. 해당 사안과 관련해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한 교민은 "본회가 독립적인 조사나 사실 확인 없이 베트남체육회의 회신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는 수준에 그쳤다"며 "공공성과 공정성을 지녀야 할 본회가 민원을 성의 없이 처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 차례 보도가 나간 직후 베트남체육회의 해명이 오히려 의혹을 더 증폭시키고 있다. 본지가 베트남체육회 회장 아들 A씨가 정관상 임원 자격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보도(6월16일)를 한 것과 관련해, 박희영 베트남체육회 회장은 본회와 본지에 "회장 친족(아들)이 임원으로 선임된 사실이 없으며 임원 명단에도 포함돼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본회와 세계한인체육회 총연합회(세총)에 제출한 명단에도 A씨가 임원으로 올라가있지 않고, "일시적 행정 지원을 하고 있을 뿐"이란 것이다.
|
또 지난 4월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과 맞춰 호치민시에서 열린 재외동포청장 주재 교민간담회에 '대한체육회 베트남지회 본부장' 직함으로 참석했다. 박 회장의 해명대로라면 회장의 아들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행사에서 임원 자격으로 활동한 셈이어서 논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베트남체육회의 한 내부 인사는 "과거 체전 준비와 세총 회장단 대회 등에 임원이 아닌 사람은 참석할 수 없었다. (A씨가) 임원으로 참석했어도 문제고, 임원이 아닌데도 회장 아들이란 이유로 참석했다면 더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본회에 제출된 임원 명단의 신빙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회원 종목단체인 골프협회의 현 회장은 하노이 연고 인사인 김모 씨다. 그러나 명단에는 호치민 연고의 다른 인사가 골프협회 회장으로 올라 있다.
집행부 명단도 정관과 맞지 않는다. 명단에 따르면 집행부는 회장 1명, 감사 2명, 부회장 9명, 본부장 5명, 이사 35명 등 총 58명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해당 체육회의 정관 22조는 이사 정원을 회장·부회장·사무총장을 포함해 50명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명단상 이사 규모가 정관이 정한 상한을 넘긴 것이다.
또한 정관에는 '본부장'이라는 임원 직위 자체가 규정돼 있지 않다. 그럼에도 명단에는 5명이 본부장으로 등재돼 있다. 반면 A씨는 대내외적으로 '전략기획본부장'으로 활동해왔지만, 해당 명단에는 빠져있다.
이사 선임 절차 역시 석연치 않다. 정관 제25조는 이사를 지역 체육회 추천을 받아 총회에서 선임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월 말 총회 당시 이사로 선임되지 않은 인물 다수가 명단에 올라 있다. 이후 총회는 열리지 않았다.
결국 본회에 제출된 명단은 정관상 절차를 무시한 '엉터리 집행부 명단'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본회는 이를 소명 자료로 받아들였다. 이에 복수의 내부 인사들은 베트남체육회가 명단에 A씨의 이름을 고의적으로 누락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그러나 박 회장은 이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B씨는 개입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베트남체육회 명의로 낸 사과문에 대해서도 "챗GPT로 작성하다보니 그런 내용이 들어간 것 같다"는 황당한 답변을 하고 있다.
이처럼 베트남체육회의 해명과 제출 자료에서 여러 모순이 드러났지만 본회는 이를 검증하거나 자체 조사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본회가 직접 지정한 협력단체에 대한 관리 부실이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본회 관계자는 "베트남체육회가 문제가 되는 인사들에 대한 제명을 비롯해 강력하고 적극적인 제제 조치에 나서 줄 것을 요구하는 뜻을 전달했다"며 "이런 조치가 있어야만 앞으로 협력단체로서 함께 할 수 있다는 경고의 뜻도 알렸다"고 설명했다.
또 "베트남체육회가 앞으로 '대한체육회' 명칭과 로고를 쓰고 있는 것에 대해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향후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협력단체들과 소통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