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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실적 속 성과급·임단협 충돌… 조선·철강 夏鬪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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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의 기자

승인 : 2026. 07. 1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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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15일 총파업 예고
조선, 역대급 호황에 성과 배분 요구
철강, 불황에도 임금 인상 놓고 대립
AI 도입·원청 교섭권 문제 등 새 쟁점

조선·철강업계의 올여름 '하투(夏鬪)'가 최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 조선업계는 사상 최대 수주 호황의 성과 배분을, 철강업계는 업황 부진 속 임금 인상을 놓고 노사가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오는 15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포스코와 현대제철 그리고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 주요 사업장의 임금·단체협약 협상이 일제히 중대 국면에 접어들었다.

12일 노동계와 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전국 사업장을 돌며 15일 총파업 조직화 작업을 마쳤다.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한 사업장을 중심으로 1차 파업에 돌입하고, 이후 교섭 진행 상황에 따라 투쟁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일 방침이다. 서울에서는 15일 동화면세점 앞에서 총파업 집회가 열린다.

다만 15일 총파업이 모든 조선·철강 사업장의 생산 중단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생산 차질은 사업장별 쟁의권 확보 여부와 교섭 진척 상황, 파업 참여 규모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금속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한 사업장에 대해 모든 교대조별 4시간 이상 파업을 지침으로 제시했다.

철강업계에서는 포스코 노사 갈등이 가장 먼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포스코노동조합이 지난 8~9일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투표율 97.1%, 찬성률 92.2%로 가결됐다. 향후 노동위원회 조정 결과와 추가 교섭에 따라 실제 파업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현대제철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규직 노조는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0.61%의 찬성을 얻은 데 이어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으로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했다. 노조는 기본급과 성과급 인상, 복지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회사의 추가 제시안을 지켜본 뒤 투쟁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문제는 철강업황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회사는 건설경기 침체와 중국산 저가 철강재 공세, 미국 등 주요국의 보호무역 강화로 비용 부담이 커졌다고 맞서고 있다. 반면 노조는 인력 감축과 생산성 향상에 걸맞은 보상이 필요하다며 입장 차를 좁히지 않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호황의 과실을 누가 가져갈 것인가'가 최대 쟁점이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실적 개선을 반영한 성과급 확대를 요구하고 있으며, 한화오션 노조도 기본급 14만9600원 정액 인상과 성과급 제도 개선, 정년 65세 연장, 임금피크제 폐지 등을 요구안에 담았다.

한화오션에서는 하청노조 문제까지 겹치며 갈등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으로 쟁의권을 확보한 웰리브지회와 조선하청지회는 오는 23일과 25일 총궐기대회를 연 뒤 다음 달 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사측은 원청의 일반적인 지시권을 사용자성으로 인정한 노동위원회 판단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어 노사 충돌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조선업계 노조는 조선사들이 수년치 일감을 확보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는 만큼 노동자들도 호황의 성과를 정당하게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회사 측은 선박 건조기간이 길고 환율과 원자재 가격, 생산성 등 변수가 많은 산업 특성상 단기 실적만으로 고정적인 보상 체계를 확대하기는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올해 '하투'는 임금과 성과급만의 문제가 아니다. 금속노조는 공동 요구안에 인공지능(AI) 도입 시 노사 합의 의무화, 고용·인권 보호, 비정규직 고용 보장, 원청 교섭권 확대, 국민연금 수급 연령과 연계한 정년 연장 등을 포함시키며 의제를 노동시장 전반으로 확대했다.

특히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원청과 하청 간 교섭 문제가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오션과 현대제철, HD현대중공업 등 주요 사업장에서는 하청노조가 원청과의 직접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교섭 범위와 사용자성 인정 여부를 놓고 노사 간 입장 차가 여전하다. 원청 사용자성에 대한 판단이 개별 기업을 넘어 국내 조선·철강업계 노사관계의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I와 자동화 도입 역시 갈등의 핵심 변수다. 기업들은 스마트 조선소와 무인·자동화 설비 확대를 통해 생산성과 안전성을 높이려 하고 있지만, 노조는 신기술 도입 과정에서 고용 축소나 노동 감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협의와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업계 다수 관계자는 "조선은 호황의 성과를 어떻게 배분할지가, 철강은 불황 속 비용 부담과 임금 인상 요구를 어떻게 조율할지가 핵심"이라며 "15일 총파업 이후에도 접점을 찾지 못하면 하계휴가 이후까지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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