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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美 ‘15% 지분·이사회’ 거부…韓에 ‘원전 추가 건설’ 역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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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의 기자

승인 : 2026. 09. 1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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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3조~4조원 베팅하며 '이사 지명권' 요구…美 APR1400 더 짓자 '맞불'
"지배구조 요구에 美는 추가투자 맞불…말려들기 경계"
'시공 불가' WEC·DOE 규제 압박에도 韓 '독보적 시공력'으로 실리 챙기기 총력
김정관-러트닉 관세협의<YONHAP NO-2095>
면담하는 김정관 산업부 장관-러트닉 미 상무장관. /산업통상부
한국 정부가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WEC)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놓고 미국 측과 막판 담판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협상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양국의 수싸움이 극에 달하고 있다. 한국 측은 3조~4조 원을 투입해 약 15%의 지분과 이사 지명권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미국 측은 5~10% 수준의 소수지분을 제시하는 동시에 '한국형 원전(APR1400) 추가 건설'을 지렛대 삼아 사업 판을 대폭 키우려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16일 정부와 산업계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대미 전략투자 사업의 핵심 축으로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 및 이사회 참여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국이 요구하는 15% 지분을 확보하려면 기업가치 산정 방식에 따라 약 3조~4조 원 규모의 대규모 재정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익명을 요구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는 "현재 프로젝트의 지분율과 이사회 의석 배분 등 지배구조 협상을 둘러싸고 한미 간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 측이 지분율을 끌어올리고 이사회 내 실질적인 권한과 이익을 확대하려 할 때마다, 미국 측은 APR1400 추가 건설을 지렛대로 삼아 프로젝트 판을 더 키워 투자 확대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배구조 권한을 쉽게 내주지 않으려는 미국이 사업 규모 확대를 역제안하며 한국의 추가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미국의 이 같은 확장 요구에 섣불리 말려들지 않기 위해 신중하게 방어막을 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웨스팅하우스(WEC)와 미 에너지부(DOE)가 인허가나 통상 절차로 압박을 가할 수는 있으나,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대체 불가능한 원전 시공 역량을 지닌 파트너는 한국이 유일하다"며 "미국도 '한국 없는 원전 프로젝트는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있어, 명분보다 실질적인 국익을 관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웨스팅하우스의 복잡한 지배구조를 뜯어보면 실질적인 협상 쟁점은 단순 지분율 수치가 아닌 '이사회 진입'과 '주주 간 계약'에 있다. 한국이 15%를 사들인다 해도 이사 지명권이 자동으로 주어지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웨스팅하우스는 사모펀드 브룩필드가 51%, 캐나다 우라늄기업 카메코가 49%를 보유한 합자회사를 통해 지배하고 있다. 이 합자회사 이사회는 총 6명으로 브룩필드와 카메코가 3명씩 양분하고 있다. 연간 예산 등 핵심 안건은 양측 이사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한국이 15%를 확보하더라도 기존 '3대 3' 체제를 깨고 한국 몫의 이사직을 신설하지 못하면 경영 참여는 공염불이 된다.

거래 방식과 주체도 난제다. 브룩필드나 카메코의 구주 매각 방식이면 수조 원의 자금이 기존 주주 주머니로 들어가 정작 웨스팅하우스의 자본 확충이나 사업 확장에는 쓰이지 않는다. 반대로 신주 발행은 기존 주주의 지분율 희석을 부른다. 무엇보다 미국 정부가 협상을 주도하고 있으나 실제 매각 도장을 찍어야 할 주체는 캐나다계인 브룩필드와 카메코라는 점도 협상의 복병이다.

미국 정부가 쥐고 있는 '잠재적 권리' 역시 면밀히 따져야 할 대목이다. 미 정부는 지난해 최소 800억 달러 규모의 웨스팅하우스 원전 건설을 지원하는 조건부 협약을 맺으며 잉여 배당금 참여권 및 향후 기업공개(IPO) 시 지분 취득용 워런트(신주인수권) 전환 권리를 확보했다. 한국이 상장 전 지분을 사더라도 향후 미 정부의 권리 행사로 한국 측 지분율이 희석될 수 있어, 이사 지명권 유지 조건이 주주 간 계약에 반드시 명시돼야 한다.

국내 원전업계의 실질적 일감 확보도 지분 인수와는 별개로 명문화해야 할 필수 과제다. 웨스팅하우스는 주력 노형인 AP1000의 설계·엔지니어링만 담당할 뿐 건설 위험을 지는 시공은 하지 못한다.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에너빌리티, 현대건설 등이 미국 현지와 제3국 원전 사업에서 시공·주기기 독점 물량을 확보하려면 프로젝트별 지분 배분과 별도의 '업무 분담 확약서'가 뒷받침돼야 한다. 과거 한미 간 발목을 잡았던 지식재산권과 미 정부의 원전기술 수출통제 역시 이사회 진입만으로 자동 해결되지 않는다.

업계 다수 전문가는 "의결권 없는 5~10% 수준의 재무적 투자(FI)에 그친다면 4조 원에 달하는 혈세를 투입하고도 배당 차익이나 노리는 '미국 원전 르네상스의 들러리'로 전락할 수 있다"며 "시공 능력이 전무한 미국 원전 생태계의 약점을 파고들어 이사 지명권과 주기기·시공 물량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전략적 주주(SI)' 지위를 쟁취해야 이번 지분 협상이 진정한 K-원전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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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3,4호기 원전. /한국수력원자력
한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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