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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주택, 대출규제 완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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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승인 : 2019. 05. 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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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절반 분양가 9억원 육박
투기과열지구 묶여 절반 내 돈으로 마련
"서울서 집 사는 건 대부분 금수저"
전문가 "규제기준 변별력 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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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무주택자로 27년 살면서 쉰살에 겨우 생애 첫 주택청약에 당첨됐다. 하지만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잔금과 중도금 마지막 회차분을 낼 것을 생각하니 잠이 안 온다.”(서울 종로구 이모씨)

정부의 엄격한 규제로 서울 집값이 하락세로 접어들었지만 무주택자들은 여전히 내 집 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정부가 2017년 8·2대책을 통해 서울 25개 구 전역과 경기도 과천, 세종시 일부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한 후 세금과 대출, 청약 등 전방위 규제가 2년여 동안 지속되면서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이 더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다주택자들의 매도를 유도하고 투기로 인한 집값 폭등을 막기 위한 규제책이 무주택자들까지 옥죄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들이 84㎡(전용면적)의 경우 9억원이 넘는 등 고분양가 물량이 쏟아지면서 청약미달사태가 빚어졌다. 9억원 이 넘으면 중도금 집단대출이 어려워 청약에 당첨돼도 계약을 포기하거나 아예 청약신청에 엄두를 못 내는 경우도 늘고 있다. 더욱이 올해 9억원 초과 분양 아파트가 48.8%(5월 기준)로 거의 절반을 육박하고 있다. 무주택자 우선으로 청약제도를 손질해도 높은 분양가에 대출까지 꽉 막혀 청약제도 취지가 살지 못하고 있다.

청약이 미달된 아파트는 현금조달이 가능한 다주택자들에게 돌아가 ‘줍줍’이라는 웃지 못할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신혼인 30대와 아이들을 한창 키울 때인 40대, 자녀들의 학자금 부담이 큰 50대까지, 허리세대인 청·장년 무주택자들이 내 집 마련을 하기가 더 빠듯해진 것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을 떠난 30·40대가 6만1429명으로 2002년 이후 최고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대비 33%나 증가한 수치다. 따라서 대출규제를 청약가점제처럼 실거주 목적의 무주택자에 한해 세부 기준을 마련해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거주하는 신혼 5년차인 30대 김모씨는 “신혼부부 특별공급을 받고 싶지만 부부합산 연소득이 7000만원이 조금 넘어 해당이 안 된다”며 “맞벌이해도 월급쟁이가 7억~8억원이 넘는 분양가를 감당하기는 힘들다. 30대가 서울 중심부에서 집을 사는 건 대부분 금수저”라고 지적했다.

40대 워킹맘 이모씨도 “청약신청해도 하늘의 별따기이고 분양가도 점점 오르고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이다 보니 대출이 안 돼 고향인 서울을 떠나야하나 생각도 든다”며 “무주택자에 한해 대출규제라도 풀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30년간 무주택자로 살다가 2년전 주택청약에 당첨된 한모씨는 “쉰이 넘어 무주택 설움에서 벗어나나 했는데 입주일이 다가올수록 잔금 걱정에 숨이 막힌다”며 “아이 둘 키우면서 열심히 살아왔는데 막상 청약에 당첨되고 보니 분양가 절반이상을 내가 마련해야 하는데 눈앞이 캄캄하다”고 토로했다.

현재 투기과열지구는 무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최대 각각 50%로 적용하고 있다.

한 씨는 “나처럼 무주택기간이 길고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대출을 완화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국토교통부 관게자는 “현재 무주택자 대출완화와 관련해 논의되고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실거주 목적의 무주택 서민에 한해 대출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주택업계 관계자는 “청약 당첨돼도 무주택자들이 들어갈 수 없으면 무슨 소용이겠느냐”며 “투기수요를 잡는 것도 좋지만 무주택 서민들은 기준별로 대출규제를 풀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실거주 목적의 무주택자에 한해 대출규제를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대출규제 완화를 고민할 필요가 있어 운용의 묘를 살려야 한다”며 “다만, 정확한 기준으로 변별력을 둬야 한다. 가령 무주택자들 중 만35세 이상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라든지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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