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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치닫는 한·일 관계...정부, 정치·산업·외교 단계별 카드 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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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19. 08. 0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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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소재·부품 산업 일본 의존도 탈피
화이트리스트 제외 맞대응, 지소미아 파기 검토
강경화 "어렵지만 소통해야 하는 게 과제"
G20 개막식에서 만난 한일 정상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 연합
일본 정부가 지난 2일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2차 보복을 감행하면서 한·일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1965년 수교 이래 가장 안 좋은 상황이란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정치·외교·경제·산업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단계적 대응으로 해법을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4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정부는 일본의 경제 공격에 대해 상세한 산업 대책을 착실히 이행해 전화위복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우리는 다시는 일본에게 지지 않을 것”이라며 “역경을 오히려 도약하는 기회로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한 것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일본 보복에 대해 강경 대응하는 한편 한국 경제산업 구조 자체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부는 전날(3일) 임시국무회의를 열고 일본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예산 2732억을 포함한 추가경정예산 배정안을 의결했다. 이를 토대로 단기적으로는 국내 산업에 미칠 타격을 완화하고 장기적으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을 제고해 일본 의존도를 낮춘다는 방침이다.

당장 눈앞에 다가온 화이트리스트 제외 등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해 맞대응 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서 2일 “우리도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겠다”라면서 일본 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준비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제사회에도 일본 조치의 부당성을 지속적으로 알려 관련국의 협력을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정부는 일본이 보복의 이유로 안보 문제를 구실로 삼은 만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폐기까지 검토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1~3일 열린 태국 방콕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 회의 기간 지소미아 재검토 의사를 일본과 미국에 전달했다.

다만 한편에선 ‘제2의 독립운동’ 같은 정치권의 강경 발언과는 별개로 외교적 채널을 통한 원만한 해결을 모색하는 노력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 장관도 3일 아세안 회의를 마치고 귀국한 자리에서 “외교 당국 간에는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소통을 이어나가야 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오는 15일 광복절 기념식과 9월에 있을 유엔 총회에 시선이 집중된다. 문 대통령이 기념식에서 일본에 유화적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유엔 총회에서 한·일 정상의 대화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남은 시간을 고려할 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지만 자국 경제에 미칠 타격을 방지하고자 한·일 양국이 물밑 접촉을 통해 분위기 전환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또 오는 10월 22일로 예정된 일왕 즉위식도 하나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 정부는 한·일 갈등 속에서도 일본에 축하 사절을 파견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 시기를 전후로 한·일 양국이 최소한의 반전은 만들어내지 않겠냐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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