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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과 코 막고 대피하세요”…서울 지하철 화재 시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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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 서영은 인턴 기자

승인 : 2025. 09. 04. 15:49

서울교통공사-서울소방재난본부
지축차량기지서 전동차 객실·설비품 화재 시연
오세훈 "5호선 방화사건, 큰 피해 없지만 시연 통해 보완점 살펴봐야"
지축차량기지에서 전동차 화재 시연
4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지축차량기지에서 전동차 화재 시연이 열린 가운데 불이 난 전동차 객실에서 승객을 가정한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이 대피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3, 2, 1" 신호와 함께 소방관이 전동차 5호차에 휘발유 2L를 뿌리자 순식간에 엄청난 속도로 불길이 번져 나갔다. 5호차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하더니 인접한 7호차까지 순식간에 연기가 번져 나갔다.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안내 방송이 울려 퍼지자 화재 감지기가 작동했고, 승무원은 유독가스 배출을 위해 배기관을 가동하며 공기호흡기를 착용했다. 이어 관제센터에서 "승차하신 열차의 5호차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손수건이나 옷 등으로 입과 코를 막고 해당 칸 앞 또는 뒤로 대피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대피방송이 나왔다. 화재는 약 10분간 지속된 후 자연 소화됐으며, 점화기 플라스틱 커버에 붙은 잔불은 소방대원이 완전히 진압했다.

4일 오후 경기 고양시 지축차량기지에서 진행한 서울교통공사의 전동차 화재 시연 현장이다. 현장에 설치된 CCTV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된 화재 상황은 마치 실제 지하철 안전사고를 보는 듯했다.

공사와 서울소방재난본부가 합동으로 실시한 이번 시연은 지난 5월 31일 지하철 5호선에서 발생한 방화사건 이후 승객 안전 확보를 위해 마련됐다.

시연에 참석한 오세훈 시장은 "얼마 전 지하철 방화사건 때 정말 다행스럽게도 많은 분들이 매뉴얼대로 대응해 인명 피해가 거의 없이 마무리될 수 있었다"며 "무엇을 더 보완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살펴보자는 취지에서 오늘 자리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화재 시연에 앞서 내장판, 객실의자, 바닥재, 통로연결막, 단열재, 손잡이 등 6종의 설비품에 화염원을 20초간 분사해 방염 성능을 확인하는 단품 시험이 먼저 진행됐다.

내장판은 구멍이 뚫렸고, 객실의자는 검게 그을렸으며, 바닥재는 직접 분사된 부분이 타는 모습을 보였다. 손잡이는 20초 후 연결고리가 분리되는 상황도 발생했다.

지축차량기지에서 전동차 화재 시연
4일 오후 경기 고양시 지축차량기지에서 열린 전동차 화재시연에서 객차 내부에 불길이 치솟고 있다. /정재훈 기자
공사에 따르면, 현재 신조 전동차 내 설비품들은 철도안전법에서 요구하는 화재안전 최우수등급 조건을 만족하는 불연·난연 재질로 구성돼 있다.

내장판은 알루미늄 세라믹도장, 객실의자는 PC, 바닥재는 천연·합성고무 배합 소재가 사용됐다.

공사는 이번 시연 결과를 전동차 객실 설비 보완, 전동차·역사·터널 내 화재 대응 매뉴얼(승객 대피 포함), 소방 당국과 합동 대응체계 구축 등 안전대책에 반영할 예정이다.

백호 공사 사장은 "시연 과정 중 발견된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점은 체계적으로 분석해 향후 전동차 설계·제작 시 보완 사항을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축차량기지에서 전동차 화재 시연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지축차량기지에서 열린 5호선 방화 관련 전동차 화재시연에서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정재훈 기자
박지숙 기자
서영은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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