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위협·호르무즈 재봉쇄·대표단 이탈 보도로 협상 혼선
미국 "핵 진전 없인 동결자금 해제 없다"…이란 카르그섬 원유 선적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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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프로그램·제재 완화·동결자산이 본 의제였지만, 실제 협상장에서는 레바논 휴전 이행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군사 위협을 둘러싼 공방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MOU 선행조건 이행과 레바논 전선 관리가 해결되지 않으면 핵 협상 자체가 열리지 않는다는 이란의 구조적 문턱이 첫날부터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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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협상에서 이란이 우선 관철하려는 것은 MOU 이행이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MOU 제13항를 근거로 최종 합의 협상 진입은 1항(레바논 포함 모든 전선 전쟁 종식)·제4조(해상 봉쇄 해제 착수·30일 내 완전 해제)·5항(호르무즈 해협 상업 통항 즉시 재개·60일 통행료 미부과)·10항(이란 원유·석유제품·파생상품 수출 제재 면제 발급)·11항(이란 동결·제한 자산 전면 가용화 착수) 등 5개 조항의 이행 여부가 선행 조건이라고 주장했다.
이란 국영방송 IRIB는 이날 80분간의 4자 회담에서 핵 프로그램 논의가 전혀 없었다고 보도했다. 이 구조는 이란이 스위스 협상을 핵 협상이 아닌 MOU 이행 점검 회의로 규정했음을 의미한다. 미국이 우선하려는 핵 논의로 진입하려면 레바논 문제를 먼저 처리해야 하는데, 레바논은 이란이 아니라 이스라엘이 쥐고 있다는 것이 핵심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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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스위스 현지에서 "이란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용의가 있다. 그것이 분명한 목표"라고 밝히는 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트루스소셜에 "이란을 지난주보다 더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 당국자들에게 "당신들이 해협을 봉쇄하면 국가를 갖지 못하게 될 것이며, 당신의 빌어먹을 나라(fu*king country)로 돌아가지도 못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반발해 이란 대표단이 협상장을 이탈했다고 이란 국영 IRNA통신이 보도했지만, 이란 측이 중재국과 접촉을 유지하고 있어 협상이 완전히 종료된 것은 아니라고 AP·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러한 엇갈린 보도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 이후 협상 현장의 혼란을 그대로 반영한다.
블룸버그는 이란 대표단이 합의 전 미국 측과 악수하는 장면이 국내에 공개되는 것을 의식해 공개 발언과 사진 촬영 자체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스위스 당국은 밤샘 협상에 대비해 뷔르겐슈토크 회담장 인근 출입·교통 통제를 23일까지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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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군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 지속 등을 이유로 전날 재봉쇄를 선언한 호르무즈 해협 상황과 관련,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토요일(20일) 67척, 금요일(19일) 55척이 통과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20일 기준 상선 55척·원유 1700만 배럴이 해협을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란의 재봉쇄 선언 직후 위치신호 송신 선박의 해협 통과가 급감했다고 전해 통항 위축 우려도 병존했다. 이 수치 혼란 자체가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를 보여준다.
라이트 장관은 ABC방송 인터뷰에서 "이란이 얻는 건 단지 석유를 다시 판매할 능력뿐"이라며 "핵 협상에서 의미 있고 검증 가능한 진전이 없다면 이란은 동결 자금을 해제받지 못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반면 이란은 이미 실리를 챙기고 있었다. 하미드 보르드 이란 석유부 차관 겸 국영석유공사(NIOC) 사장은 "최근 며칠 동안 한 달 석유 수출량의 거의 절반이 이미 해외로 선적됐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선박 추적 자료를 인용해 카르그(Kharg)섬 터미널에서 약 6주 만에 원유 선적이 재개돼 각각 200만 배럴 수송이 가능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3척이 계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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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회담의 가장 깊은 모순은 협상 당사자가 아닌 이스라엘이 협상 성패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는 협상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레바논 분쟁 해결이 스위스 협상 성패의 핵심이며 궁극적으로 이스라엘의 지원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레바논 내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이스라엘군의 작전에 어떠한 제한도 없으며 레바논 안전지대에서 절대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경제에 수천억 달러의 누적 피해를 줬다고 주장하며 핵무기 저지에 타협은 없다고 단언했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이달 초 국경에서 6km 지점인 마즈달 준(Majdal Zoun) 지하 29m 깊이의 헤즈볼라 무인항공기(UAV) 기지를 점령해 이란 설계 드론 50기와 폭발물 8t을 노획했다. 이 같은 사실은 이스라엘이 왜 철군을 거부하는지 보여주는 군사적 근거다.
다만 이날 오후까지 레바논에서 이스라엘 공습이나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목표물 공격 보고는 없었으며, 이스라엘 정부는 군에 방어적 조치로 작전을 제한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전해져 일시적 긴장 완화 국면이 형성됐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우라늄 농축권을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핵폭탄을 만들 의도가 없다는 것을 서면으로도 밝힐 수 있다"고 말해 협상 여지를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이날 이냐치오 카시스 스위스 외무장관과 면담하고 엑스(X·옛 트위터)에 "이란 관련 상황과 향후 전망, 그리고 이에 대응하는 IAEA의 역할에 대해 긴밀히 협의했다"고 밝혔다.
MOU 8항은 이란의 농축 물질 비축분을 IAEA 감독 아래 현장에서 희석하는 방식으로 처리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