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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뛰는 법 위에 나는 건물주?” 대학로 극장 임차료 급상승으로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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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18. 12. 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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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시행으로 임차료 대폭 인상 조짐
대학로 집어삼키는 젠트리피케이션...문 닫는 소극장 속출
연극 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 ‘공연예술의 메카’로 불리는 대학로 연극인들이 최근 급상승한 극장 임차료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일 연극계에 따르면 ‘상가 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시행 이후 건물주들이 극장 임대료를 대폭 인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연극인들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지난 10월 16일부터 시행된 상가 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세입자가 최대 5년까지 계약 기간을 연장할 수 있었던 것을 10년으로 늘린 것이 핵심이다. 계약 갱신 시 임대료 인상률은 최대 5%를 넘지 못하게 하는 ‘상가임차인 보호 장치’도 포함됐다. 이 때문에 임대인이 10년 동안 인상 제한 액수를 감안해 애초에 임대료를 높게 책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 됐었다. 이러한 문제가 대학로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송형종 서울연극협회 회장은 “최근 대학로 공연장의 임대료를 2배 가까이 올려달라는 임대인의 요구가 있었다”며 “작년에도 많이 올랐는데 이렇게 임차료가 줄기차게 오르면 예술가들이 설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100석도 안 되는 극장 임차료가 이렇게 비싸면 대체 연극 표를 얼마나 팔아야 된다는 말인가. 국가가 나서서 긴급히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높은 임대료는 대학로의 젠트리피케이션(낙후됐던 구도심이 번성해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는 사실 몇 해 전부터 심각한 문제였다. 최근 3~4년 동안 극장 임차료가 30%나 오르자 이를 감당할 수 없어 문을 닫는 소극장들이 속출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공연예술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5년 1290개였던 극장은 2016년 1268개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1220~1230개까지 줄어 든 것으로 추산됐다. 지속된 불황으로 관객 수요는 줄어드는데 임차료는 늘어나니 연극인들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2016, 2017년 잇달아 발생한 극단 대표들의 자살 사건은 대학로의 심각한 운영난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서울시가 일부 소극장들의 임차료를 지원하는 등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지원 규모는 제한적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이 대학로를 집어삼키기 전에 중장기적인 공공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송 회장은 “대학로는 1년 내내 공연을 하고 160여 개의 극장이 가동되는, 전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곳이다. 때문에 일본이나 유럽에서도 부러워하는 장소다”며 “하지만 임대료 문제로 대학로가 보존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와 서울시가 나서서 임차료 문제 해결을 돕는 동시에 대학로라는 소중한 공간을 활성화시키고 세계인들이 찾고 싶은 곳으로 리모델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상가 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좋은 뜻에서 시행된 것인데 악용돼 안타깝다”며 “연극계의 어려운 상황을 파악해서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와 공유하고 대책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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