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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국공립어린이집 23명 집단 식중독 불구 ‘기본조사’ 조차 안한 안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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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엄명수 기자

승인 : 2025. 11. 23. 14:05

시의회에 보고조차 안해
'아동친화도시' 인증 무색
엄명수 기자
엄명수 기자.
경기 안양시 국공립어린이집에서 지난 10월 발생한 집단 식중독 사고와 관련해 오염원 출처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아 학부모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원생 23명이 병원 검사 결과 살모넬라균 확진으로 나왔고 이중 16명이 입원 치료를 받았는데 '역학조사 결과' 해당 어린이집 조리기구·보존식 등 모든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건이 발생한 H국공립어린이집 원아 22명은 구토·설사·복통으로 고통을 겪었다. 학부모들은 정확한 원인 규명을 기다리고 있었고 시는 '역학조사 결과'를 토대로 대응하겠다며 2주 동안 보건소 '공문'만 기다리고 있었다.

사건이 발생한 H국공립어린이집은 나름의 감염병 대처 매뉴얼대로 잘 대응했다고 하지만 안양시 관계부서는 사건을 축소 또는 은폐하려 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는 대목이다.

안양시의회 강익수 의원은 안양시의회 제307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안양 어린이집에서 집단 식중독이라는 중대한 사고가 발생했는데, 사고 발생 10여 일이 지나도록 의회에 단 한 건의 공식 보고도 없었고, 대부분의 시민, 어린이집 원장들조차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시 관련부서를 질타했다.

강 의원은 "담당 부서는 '역학조사 결과를 기다린다'는 말만 반복하며, 조리실내 CCTV 확인, 조리 과정과 보관 상태 점검, 조리 인력 동선 검증 등 상식적인 조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학조사 결과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시 자체적으로 어린이집 조리실내 설치된 CCTV확인 등 여러 가지 확인조치를 동반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중독 오염원의 출처를 정확히 알아내지 못한 것은 더 문제다.

무엇보다 이번 국공립어린이집 집단 식중독 사고는 도대체 어디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조차 규명되지 않은 채, 무려 0세 영아부터 유아까지, 스스로 밥 한 끼 챙겨 먹을 수도 없는 아이들이 구토·설사·복통으로 며칠씩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던 사건이다.

안양시는 올해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았다. 그런데 아이들이 아프고, 부모들이 불안해하고, 어린이집 현장은 충격과 불신으로 뒤흔들렸는데, 행정은 조용했고, 보고는 없었고, 움직임은 더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지난 10월은 내년 원아모집이 시작되는 시점으로 국공립을 포함해 모든 민·가정어린이집 원장들은 하루하루 원아모집으로 고민하는 시기이다.

H국공립어린이집은 지난해에도 조리사와 원장 간의 다툼으로 떠들썩 했던 곳으로 학부모들이 운영 실태에 대한 불안감이 컸던 곳이다.

H국공립어린이집은 재발 방지를 위해 급식·위생 안전 점검 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고, 형식적인 점검 수준을 넘어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관리 방안을 마련해 추락한 안양시 국공립어린이집의 위상을 제 자리로 돌려놔야 할 것이다.

안양시도 이번 사안의 중대성과 심각성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기다림이 미학'이라는 것은 이번 사건에 비교해서는 안된다. 시가 조치해야 할 사항은 즉각 나서야 했고 안양시민의 대변 기관인 시의회에 보고가 제대로 이루어졌어야 한다.


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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